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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보따리’ 더 보낸다는 김정은… 더 좁아진 ‘대화의 문’

입력 : 2017-07-05 19:02:39 수정 : 2017-07-05 21: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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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대북 대화 방정식 / 김정은 “미제와 대결 최후단계, 크고 작은 선물 자주 보내주자” / ICBM 발사때 추가도발 시사 / 전문가 “南, 강박·조급증 버리고
민간교류·인도적 지원 등 추진”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주장 이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공간은 더욱 협소해진 모양새다.

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전날 이뤄진 ICBM 시험발사 현장에서 “미제와의 기나긴 대결이 드디어 마지막 최후단계에 들어섰다”며 “독립절(7월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위협했다. 향후 추가 도발까지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했다. 
北 과학기술자들 기념촬영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4일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과학기술자 등 관계자와 기념촬영한 사진을 노동신문이 5일 게재했다.
연합뉴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역시 이날 “조선의 ICBM 시험발사 성공으로 조미(북미) 핵 대결전은 최후 국면에 접어들고 무력충돌의 회피와 외교협상의 실마리 모색은 국제사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안으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지금 변해야 할 것은 조선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이달 초 펴낸 ‘민족화해’에 게재한 글에서 “북한의 입장은 남한이 국제공조에서 벗어나 북한 핵을 인정하고 더 이상 시비하지 말 것이며 미국과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한 대규모 경협을 하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해법으로 그는 “북한은 자신이 정한 시간표와 필요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인내하면서 의연하게 북한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남북대화에 대한 강박증과 조급증을 버리되 비정치적 부문의 민간교류 협력과 인도적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도 “정부 차원의 중요한 대화나 대북 경협은 평양이 저렇게 나오는 이상 당분간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 급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면서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 사회·문화·체육교류는 비핵화와 무관하게 융통성을 갖기로 했으면 그 스탠스를 유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은 대북특사를 보낼 때도 아니라는 게 차 위원의 견해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ICBM 발사에도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대북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에 강하게 압박과 제재를 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기존 구상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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