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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페스티벌] 알프스에 둘러싸인채… 여름밤의 클래식 향연

입력 : 2017-07-07 10:00:00 수정 : 2017-07-12 17: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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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음악 축제를 가다 가히 축제의 시대라고 할 만큼 세계 곳곳에서는 수많은 축제가 벌어진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축제들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호기심 많은 관광객을 세계 각지에서 불러들인다. 여행객에게 축제의 현장만큼 그 지역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는 없는 듯하다.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참여하고 느낄 수 있는 즐길거리들 역시 풍부해 축제 참여는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독일, 스위스와 경계를 이루는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보덴 호수에서는 2년마다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보덴호는 중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역사와 문화의 다양성만큼이나 축제의 형태와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언젠가는 반드시 참여하고 싶은 축제 역시 다르겠지만 평소 클래식과 오페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클래식의 고향, 유럽의 음악 축제는 당연히 1순위일 것이다. 음악의 갈증을 해결해 주듯 유럽에서는 다양한 음악 축제가 클래식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녹음된 음악이 아닌 현지에서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공연은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 여행에서 소개할 음악 축제는 알프스를 중심으로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LUCERNE FESTIVAL),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BREGENZER FESTPIELE), 그리고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ARENA OPERA FESTIVAL)이다. 굳이 음악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프스의 수려한 자연과 어우러진 클래식 음악의 향연은 유럽의 문화와 역사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유명한 오케스트라, 전설적인 지휘자와 함께 뛰어난 음악가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멋진 일정이지만 호숫가의 목가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한 휴식으로 이끌어 준다.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이 열리는 루체른호의 콘서트홀.
루체른 콘서트홀 실내에서 바라본 루체른 호수. 도시를 감싸는 아름다운 호수와 리기, 필라투스, 슈탄서호른과 같은 근교 산들이 파노라마같이 펼쳐진다.
첫 번째 방문지가 될 루체른(Luzern)은 스위스 중부 루체른주에 있는 도시다. 중부 스위스의 관문으로 루체른 호수에 위치하며 해마다 세계 최고의 고전 음악 축제가 열린다. 도시를 감싸는 아름다운 호수와 리기(Rigi), 필라투스(Pilatus), 슈탄서호른(Stanserhorn)과 같은 근교 산들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져 있어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콘서트 휴식 시간 청중들이 콘서트홀에서 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콘서트홀은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건물이다.
경이로운 음향과 절묘한 건축으로 유명한 루체른 콘서트홀 실내는 최고의 공연을 위해 메이플 원목으로 마감했다.
루체른 페스티벌은 경이로운 음향과 절묘한 건축으로 유명한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건물로, 콘서트 실내는 최고의 공연을 위해 메이플 원목으로 마감되었다고 한다. 1938년, 이탈리아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가 루체른 근교 트리프셴(Tribschen)의 리하르트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가 살던 집에서 개최한 갈라 콘서트(GALA concert)에서 시작해 한 달여 동안 펼쳐지는 여름 음악 축제로 발전했다고 한다.

봄에 9일 동안 펼쳐지는 루체른 부활절 페스티벌, 여름에 한 달 동안 열리는 루체른 여름 페스티벌, 가을(통상적으로 11월)에 9일 동안 선보이는 루체른 피아노 페스티벌을 모두 합쳐 ‘루체른 페스티벌’이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여름 축제는 3개의 연례 축제 중에서 가장 큰 행사다. 4주 만에 100개 이상의 행사를 관람할 수 있으며 그 중 30개는 심포니 콘서트이다. 2003년부터는 매년 클라우디오 아바도(Claudio Abbado), 2016년부터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가 화려한 앙상블을 선보였다. 

매년 열리는 수백회의 전시회 및 콘서트는 오스트리아 브레겐츠를 음악의 도시로 이끌고 있다.
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지역 겨울을 사랑하겠지만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루체른은 관광객을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여름 호수에서 서퍼들이 바람과 파도를 즐기고, 증기 외륜선들이 떠다니며, 다채로운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늘을 수놓는다. 산악 철도와 케이블카는 산 정상까지 휴양객들을 안내하며 음악과 어우러진 매혹적인 휴가를 안겨준다. 루체른에서 멀지 않은 브레겐츠(Bregenz)는 오스트리아 서부 포어아를베르크주에 있는 도시이다. 독일, 스위스와 경계를 이루는 보덴 호수의 동쪽 연안에 있다. 

중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보덴호(Lake Constance)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과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년마다 다른 오페라를 주제로 열리는 유명한 여름 음악 축제 브레겐츠 페스티벌(Bregenzer Festspiele) 무대가 보덴호에 있다. 영화 007 시리즈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제임스 본드가 오페라 공연이 펼쳐지는 와중에 악당과 대결을 펼친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호숫가의 거대한 야외 수상 무대에서는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Vienna Symphonic Orchestra) 콘서트가 열린다. 그 밖에도 세계적인 명성의 댄스 축제인 브레겐츠 봄 축제와 수백 회의 전시회 및 콘서트가 브레겐츠를 음악의 도시로 이끌고 있다.

이탈리아 베로나 고대 원형경기장(아레나) 광장에서 여행객들이 공연 전 식사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의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2000년 전에 지어진 고대 원형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통적으로 밤 9시경에 시작되기 때문에 여름밤을 수놓는 별들과 관람객이 준비해온 촛불들이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세 번째로 방문하게 될 이탈리아의 베로나는 고대 원형경기장(아레나)에서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로 유명하다. 2000년 전에 지어진 고대 원형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는 관람객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1913년 8월10일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페스티벌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인 베르디(Giuseppe Verdi)와 푸치니(Giacomo Puccini),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페라가 공연된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밤 9시경에 시작되기 때문에 여름밤을 수놓는 별들과 관람객이 준비해온 촛불들이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이들 세 도시의 음악 축제 모두가 여름에 펼쳐진다. 일정을 잘 조율하면 각기 특색 있는 세 나라의 음악축제를 한 번의 여행으로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여행의 시작은 알프스의 관문인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시작된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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