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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마이웨이’ 김정은의 도발… 文대통령 대화 노력 ‘타격’

입력 : 2017-07-04 18:53:52 수정 : 2017-07-04 23: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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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시험발사’ 성공 주장 왜 / 대화로 北核 돌파구 연다는 구상 / 北, 미사일 발사로 거부 ‘메시지’ / 한·미 정상회담 직후 타이밍 맞춰 / 정권초 길들이기 성격 도발 분석 / 전문가 “北, 核 억지력 확보 사활 / 기술완성도 높이기 멈추지 않을 것”
북한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면서 “공화국(북한)의 역사에 특기한 대경사·특대사변이라고 선전했다.

이날 시험발사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친필 명령에 따른 것이며 그의 발사 과정 참관 사실도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공식매체가 미사일 발사 다음날 그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이번엔 미사일 발사 당일 바로 발표했다. 그만큼 ICBM 발사 성공 부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성공 주장에 대해 “ICBM 보유 의도는 한반도 전쟁 발발시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해 한국전쟁 때와 같은 미국 개입을 막으려는 것인 만큼,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라며 “북한의 자위적인 목표 추구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ICBM 발사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은 시험발사 성공 소식에 기뻐하는 김정은.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주장은 추가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하며 남북 대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문재인정부의 뺨을 때린 것과 마찬가지다. 남북대화 재개를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삼으려던 문재인정부의 구상에 어깃장을 놓은 것으로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북한의 마이웨이(My way) 행보에 가로막힌 모양새다.

북한의 지속적 미사일 발사 도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문재인정부를 향해 핵·미사일 문제의 주도권은 북한이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길들이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이나 한국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며 “핵·미사일 문제든 남북관계든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것이고 미국과 한국이 북한이 원하는 방향대로 맞춰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출범 첫해 길들이기 성격의 도발을 감행한 사례가 있다. 박근혜정부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실시한 3차 핵실험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발표는 특히 그 시점상 문재인정부를 더 곤혹스럽게 하는 측면이 다분하다. 대북 제재·압박에 무게중심을 두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대화와 협력에 방점을 두는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대화 추진 동력을 끌어올릴 타이밍을 보고 있던 차였다. 한·미 간 북한과의 대화의 조건에 대한 구체적 조율 작업을 앞두고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로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겠다던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6·15 17주년 기념사)이 무색해진 분위기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문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서 무언가 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시동도 걸기 전에 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위원장 체제가 핵·미사일 기술을 완성할 때까지 마이웨이 행보를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이 핵 개발프로그램에 따라 언제든지 6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주위 환경이나 (한·미 정상회담 등과 같은)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마이웨이로 보인다”며 “지금 북한에 중요한 것은 정치적 꼼수보다 확실한 핵 억지력을 손에 쥐기 위한 기술적인 완성도일 것”이라고 짚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 연말 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김정은은 1조달러, 10조달러를 줘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핵 개발 완성 목표 시점이 올해 말까지임을 경고한 바 있다.

김민서·김예진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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