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일괄 폐지는 반대”… 한발 물러선 조희연

입력 : 2017-06-27 19:16:16 수정 : 2017-06-27 23:28: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외고·자사고 존폐 갈등 심화 / 자사고교장協 등 관련단체 이어 / 외고 학부모들도 집단행동 나서 / 조 교육감 “폐지 중장기적 접근 / 두 아들 외고 졸업 늘 마음의 짐” / 28일 5개 학교 재지정 결과 주목 자율형사립고에 이어 외국어고등학교 학부모들까지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의 외고·자사고 폐지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교원단체들도 앞다퉈 외고·자사고 폐지에 관한 성명을 내놓는 등 교육현장의 혼란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외고·자사고 폐지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전국 외국어고·국제고 학부모들이 27일 서울 이화여자외고에서 열린 전국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외고·국제고 폐지 결사반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채 문재인정부의 고교 교육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는 27일 서울 이화여자외고 강당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정부에 외고 폐지 정책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국제고 학부모들과의 공동 성명서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특목고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학력사회가 근본 원인”이라며 “획일적 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교육의 수월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외고·국제고의 설립 취지를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임에 참가한 명덕외고 학부모 이모(44·여)씨는 “아이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학교에 들어갔는데, 외고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누리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상황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최진관 전국외고교장협의회장(부산 부일외고 교장)은 “학부모들이 항의집회 등 단체행동이나 동문회를 활용한 폐지 철회 촉구, 법적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자사고교장협의회와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외고교장협의회 등이 외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거나 집회를 열었지만 외고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고 학부모들이 자사고 학부모들과 연대해 외고·자사고 폐지 반대 운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새 정부에 대통령 교육공약 이행방안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외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는 대통령 공약과 일부 교육감 발표에 혼란이 거듭되면서 중학교 3학년과 학부모들은 당장의 해법을 찾아 사교육에 몰리고 있다”며 “교육부는 직무유기를 중단하고 관련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일 새 정부에 교육정책을 제안할 때 ‘사이비 다양성’이란 단어까지 써가며 외고·자사고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조희연 교육감은 이전과 다소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조 교육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고·자사고 폐지는 과도기적 피해가 없도록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악순환의 구조를 바꿔가야 한다”며 “외고·자사고 폐지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일반고를 공교육의 중심에 확고히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두 아들이 외고를 졸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에는 “늘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다”며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처음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조 교육감의 입장 변화는 외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이 연일 이어지고, 학부모들이 조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교육감의 달라진 태도가 서울시교육청의 일부 외고·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향후 정부 정책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교육청은 28일 서울외고와 장훈고, 경문고, 세화여고, 영훈국제중 등 5개 학교의 재지정 여부를 발표한다.

한편 진보 성향의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고·자사고 등 특권학교를 폐지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라”며 “서울교육청이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외고·자사고 학부모들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주영·송민섭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