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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중국은 왜 좋은 예능을 못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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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7 15:09:58 수정 : 2017-06-17 15: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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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자기 것이라고 말한다면 중국인들은 할말이 없다" “중국은 왜 좋은 예능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나”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중국에선 매년 약 400여개 이상의 예능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 중 인기를 끌고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외국 수입 프로그램들이다. 예를 들어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이전 중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보이스오브 차이나’(中国好声音)의 판권은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미디어 회사가 갖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 캡처
중국 매체인 중국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17일 인턴넷판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 프로그램을 만약 한국인들이 그들의 것이라고 한다면 중국인들은 반박할 방법이 없다”는 다소 긴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한국이나 일본 등 기타 다른 나라의 예능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현상을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 개발에 뒤떨어지고 있는 배경을 분석, 보도했다.

◆대형 위성방송이 외국 프로 앞다퉈 수입...주말 TV엔 한국 예능 대전 방불

신문은 중국 위성 방송사들이 앞다퉈 외국 예능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배경으로 격렬한 시청률 경쟁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입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예능 프로그램 쟁탈전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차츰 도입 비용도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수준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더욱 인기가 높은데 한국 프로그램들이 가격이나 수량에서 앞서 있다”고 전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2014년도 말 방송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팀은 편집을 주로 담당하면서 ‘시즌 1’에서는 약 3000만 위안을 받았지만, ‘시즌 2’에서는 6000만 위안까지 상승했다. 중국 모 매체 통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예능 프로그램 계약은 21건에 달하고, 한·중 합작 프로도 최소 8건 이상이나 됐다. 그 중 비교적 잘 알려진 프로그램으로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 ‘꽃보다 누나’(花样姐姐), ‘무한도전’(了不起的挑战), ‘진정남자한’(真正男子汉) 등등이 있다.

그러면서 주말 황금시간대엔 각 대형 위성방송사간 한국 예능 프로그램 대전이 일어나곤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식판권 계약을 제외하고라도 표절을 통한 프로그램 모방 방송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잘 알려진 프로그램을 비교해서 본다면 중국에서의 한국 예능 프로그램 모방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왜 좋은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나...“수입품이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 줄여”

신문은 또 대형 위성방송사들이 자체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고 외국 프로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시장점유율에 의지해서 이익을 얻는 구조가 고착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가 프로그램을 더 많이, 더 높은 가격에 도입해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즉 인기가 보장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돞여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프로그램을 창작하는 것보다는 프로그램을 사오는 것이 시간이 훨씬 절약된다. 창작물의 결과도 불확실한 만큼 ‘힘만 들이고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예능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것 보다 도입하는 것이 광고나 시청률 측면에서 월씬 안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원가를 줄이려고 생각해도 이것이 곧바로 시장규모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현재 원가를 줄여 시장규모가 축소되면 장차 돈을 벌 기회도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의 원작인 한국의 런닝맨. 매일경제신문 홈페이지 캡처
◆미묘한 변화...자체 예능프로그램에도 관심

신문은 그러나 최근 들어 약간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년간 계속해서 수입 프로그램만을 방영하다보니 중국 시청자들에게서 외국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 피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달려라 형제’(奔跑吧兄弟)를 예로 든다면 이 프로는 여전히 시청률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즌 3’에서는 이미 시청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위성방송사와 인터넷서비스 공급업체들이 창작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예를 들어 ‘기파설’(奇葩说)과 같은 창작물은 비교적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각 위성방송사들에 통지문을 보내 저녁 시간대에는 창작예능물의 방송 비중을 더욱 높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베이징 특파원=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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