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 '선도가 먼저, 처벌은 나중'

입력 : 2017-06-08 14:03:54 수정 : 2017-06-08 14:03: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소년정책학회·형사정책연구원 공동 학술대회

 

중학교 3학년 A군은 지난해 가을 친구들과 장난삼아 길거리에 놓여 있던 자전거를 주인 몰래 타다가 처음 경찰 지구대에 다녀왔다. 그 뒤 가게에서 과자와 음료수 등을 훔치다 두 차례에 걸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골목길을 지나가던 어린 학생들의 돈을 빼앗았다. 액수도 적고 매번 용서받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쉽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5일간 ‘비행예방 교육’을 받으라는 처분을 내렸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말에 A군은 짜증이 나고 반발심도 생겼다. 억지로 찾아간 서울남부청소년꿈키움센터는 예상과 달리 교사들이 편견 없이 A군을 대했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재미있었다. 시간은 금세 지나갔고 마지막 순서로 A군은 소감문에 “검사님,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속으로 ‘센터에서 받은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좀 더 빨리 겪었더라면 지금처럼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는 자식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A군의 사례는 소년범죄 예방과 재범 감소를 위한 해법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이같은 인식 아래 한국소년정책학회(회장 이훈동)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김진환)은 9일 오후 1시 경기 안양소년원에서 ‘최근 소년사법정책의 과제 및 대책’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연다.

학술대회에서 한양대 최영승 교수는 소년범의 재범방지를 위한 기소유예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소년범에 대해 선도 조치를 선행한 뒤 그 효과 여부에 따라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 조정 후 기소유예 제도를 도입하며, 청소년꿈키움센터와 연계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를 활성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안산청소년꿈키움센터 지원근 연구개발과장은 청소년꿈키움센터 운영 10년간의 성과를 소개하고 센터를 독립기관으로 운영할 것과 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것 등을 제안한다.

법무부는 소년사건 중 재범자 비중이 40%를 넘는 등 소년사법 전반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올 1월9일 ‘소년범죄예방팀’을 신설했다. 소년범죄예방팀은 비행을 반복하는 소년에 대한 비행 원인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하고 관찰하면서, 이들을 범죄로부터 단절시키고 학교와 가정에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범정부 소년범죄예방협의체’를 구성하고 청소년꿈키움센터의 교육 기능을 강화하는 등 청소년 비행에 대한 사전예방 시스템을 개선하여 소년범죄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