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3시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의 한 교실. 학생 10여명이 책상 위에 음료수와 과자 몇 종류를 놓고 맛을 보며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날 회의에서 여름철을 맞아 매점에 들여올 이온음료와 탄산수, 과자의 품목과 가격 등을 결정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빵을 더 많이 준비할 수 없는지 담당 교사에게 묻기도 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의였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삼각산고는 2015년부터 ‘학교협동조합’으로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협동조합은 비영리 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의 일종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주민 등 학교 구성원들이 공통의 경제·사회·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만드는 공동체다.
학교협동조합은 출자를 얼마나 하느냐에 관계없이 1인 1표 행사를 원칙으로 한다. 학생들도 학부모나 교사와 동등하게 매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대부분 학교에서 학생들은 1만원씩만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삼각산고의 경우 조합원 50% 이상이 학생이다.
매점엔 ‘어른’ 조합원들이 상근하지만 전반적인 운영은 이 학교 사회적경제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담당한다. 학생들은 매점을 운영하면서 평소 학교나 집에서 배우기 힘든 것들을 익힐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동아리 교육홍보부장 2학년 이재경(16)양은 “매점 운영으로 수익을 내는 법 외에도 친구들과 의견 차이를 좁히는 법, 자기 의견을 잘 전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창업재무부장인 2학년 남다은(17)양은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다른 학교의 사례를 듣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많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며 웃어보였다. 황경숙 삼각산고 학교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동조합으로 매점을 운영하면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학생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교육적 측면에서도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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