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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보고는 '美 불법 입국' 판단…공항서 호주 女 강제추방 논란

입력 : 2017-05-24 10:14:28 수정 : 2017-05-24 10: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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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남자친구와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려던 호주인 여성이 호놀룰루 국제공항 관계자들에게 붙잡혀 하루 동안 억류된 뒤, 시드니로 추방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추방의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일기장이다. 일부 문장을 보고 여성이 미국으로의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고 공항 관계자들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사연은 페이스북에도 올라왔으나 현재는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며, 논란이 불거지자 공항 관계자는 비자문제가 얽혀 불가피하게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절차 문제는 없었음을 강조했다.

 

호주 멜버른 출신의 몰리 힐(26)은 최근 미국인 남자친구와 휴가를 보내려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내렸다가 공항 관계자들에게 붙잡혔다. 관계자들은 몰리의 일기장 일부 문장을 보고는 그가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고 판단, 하루 동안 억류 후 시드니로 강제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 캡처.


지난 23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영국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출신의 몰리 힐(26)은 최근 미국인 남자친구와 휴가를 보내려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내렸다가 공항 관계자들에게 붙잡혔다.

몰리의 짐에서 일기장을 꺼내 “오늘이 직장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멀리 떠나버리겠다” 등의 문장을 본 관계자들은 그가 하와이로의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취조실에서 몰리를 6시간에 걸쳐 조사한 것도 모자라 그의 옷을 벗기고 쪼그려 앉게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호주행 항공편이 당장은 없다는 이유로 몰리를 하루 동안 억류했다. 다음날 생일이었던 몰리는 자기 얼굴을 비춘 손전등에 눈을 떠 강제로 620달러(약 70만원)짜리 시드니행 비행기표를 사야 했다. 이미 왕복 티켓이 있는데도 말이다. 자기를 불법 이민자처럼 쳐다본 다른 승객들의 눈빛도 선하다.

몰리는 데일리메일에 “관계자들은 내가 불법 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생각했다”며 “일기장에 나타난 술이니 떠나버리겠다느니 등의 문장은 누구나 휴가를 앞두고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항 당국은 몰리의 탈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았으며 전문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모든 일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관광을 위해 미국에 왔다고 몰리가 밝혔지만 그가 잘못된 정보를 기재했으며,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하에서 입국을 허가할 수 없었다고 관계자는 주장했다.

VWP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90일 이내 미국을 방문하려는 여행자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제도로 해당 여행자는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국 국민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35개국이 VWP 대상국가며 호주도 여기에 속해 있다.

하지만 몰리는 자신의 문신을 보고는 관계자로부터 “갱단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면서 자기가 죄수처럼 취급당했다고 맞서고 있다. 몰리는 조만간 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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