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과 마크롱은 이날 베를린에서 실무 만찬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유로존 통합을 위해 EU 조약을 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이 EU 조약 개정에 대해 원론적이나마 찬성 의사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켈은 영국의 EU 탈퇴를 막기 위해 조약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제안을 거절할 정도로 EU의 틀을 흔드는 데 부정적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
향후 EU의 개혁은 유로존 공동예산, 유로존 의회, 유로존 재무장관 신설 등 마크롱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개혁안이 골자가 돼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은 이날 유로본드 발행처럼 EU가 채권을 통해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를 직접적으로 돕기보다는 EU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EU 공통의 망명 정책, 파견 노동자 지위 보장 문제, 양자 교역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의장대 사열 당시 ‘마크롱’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환호가 들릴 정도로 양국 정상 간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은 메르켈과 마크롱이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국경 개방 정책을 옹호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마크롱이 베를린 대사를 지낸 에두아르 필리프를 신임 총리에 임명하는 등 프랑스 역시 독일과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양국은 프랑스 총선이 끝난 뒤인 오는 7월 양국 합동 각의를 열어 EU 개혁안의 세부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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