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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칼럼] 국민 대통합, 세종대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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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4 22:01:20 수정 : 2017-05-15 14: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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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과 소통 위해 한글 창제
각계각층 사회대통합의 상징
포용 리더십으로 정쟁도 막아
제2 한글 창제 정신 발휘 할 때
오늘은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위대한 한글을 창제한 우리 민족의 큰 스승 세종대왕을 기리기 위해 탄신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다. 세종대왕의 빛나는 업적이 우리 역사의 만년의 길을 열어 놓았다는 후대의 평가는 위대한 통합정신을 발휘한 한글창제에 농축돼 있다. 세종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극히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슴으로부터 착한 정치, 따뜻한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아낌과 사랑으로 성심을 다해 백성을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정성이 희망의 세계를 열어 준 것이다.

예로부터 성공한 지도자는 첫째, 시대적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의 비전을 세웠다. 우선 현실을 진단할 때 과거 역사로부터 지혜를 구하고 정확한 현실 인식 아래서 미래의 원대한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둘째, 균형과 조화의 품성을 갖춘 것이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는 일이 신뢰를 얻는 지름길이며, 그것을 토대로 아우르는 조화의 지혜를 발휘할 때 사회대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 지도자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같이 아름다운 선율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 때 듣는 이의 감동을 자아낼 수 있다. 셋째, 지도자는 책임의식과 도덕심을 갖춰야 한다. ‘내 탓이오’하는 철저한 책임의식을 갖출 때 모든 일에 최선의 열정을 기울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만백성의 모범이 돼야 하기에 정의롭고 공정한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넷째, 애국심과 애민의식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 굳건한 의지와 민생을 보살피는 정성이 넘쳐나야 한다. 다섯째,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이다. 끊임없이 귀를 기울여 백성의 소리를 듣고 따뜻하고 넓은 가슴으로 품어줄 때 온 나라가 화합으로 함께 뛸 수 있다.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영산대 석좌교수
바로 세종대왕은 이러한 지도자의 덕목을 성실히 수행한 군주였다. 세종은 조선왕조가 건국된 지 26년 만에 4대 임금으로 즉위했다. 건국 초기에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갈등과 혼란을 정리하려면 나라의 품격을 갖추는 문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졌다. 세종은 정치적 갈등을 계속 정치적으로만 풀어갈 경우, 보복과 역전, 반전과 혼란 등 또 다른 갈등이 파생돼 정쟁이 끊어질 수 없음을 예단했다.

세종은 역사 속에서 얻은 혜안을 통해, 즉위하자 집현전을 궁궐에 설치하고 문화의 시대를 열어 인간으로서나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규범을 세움으로써 절제와 자정 능력을 스스로 키워나가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아울러 원칙은 준수하되 유연하며 신중하게 매사를 풀어나갔다.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관료와 백성을 대상으로 진정한 마음 경영을 시도했던 것이다.

세종은 끊임없이 낮은 곳을 향해 소통했다. 관가의 노비에게 부부합산 160일의 출산휴가가 내려지고, 신분계층, 남녀를 막론하고 80세 이상 노인을 궁궐에 초청해 양로연을 베풀고 극진히 대접했다. 또한 농가의 세법(공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소리를 듣는 여론조사도 시행했다.

세종의 한글 창제도 백성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뜻에서 비롯됐다. 한글은 양반이나 지배층을 위한 글이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베풀고 세제를 감면해주고 농기구를 만들어도 한문을 모르는 농민과 소통하기는 어려웠던 현실에서 그 길을 열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통로로 삼았던 것이 한글 창제였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글을 쓸 줄 몰라 호소조차 할 수 없는 가여운 백성에게 문자의 힘을 쥐여준 것이다. 이는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세종의 포용심, 역지사지의 마음에서 나온 소통과 배려의 문자, 진정한 인간 사랑의 소산이었다. 한글은 임금도, 사대부 양반도, 여성도, 노비도 각계각층이 마음 깊은 사연을 담아낼 수 있는 최고의 사회대통합의 문자였다. 세종이 한글로 닦아 놓은 지식기반 사회는 오늘날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바로 제2의 한글 창제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영산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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