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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판단은 관객 몫… 블랙리스트 전화위복 계기”

입력 : 2017-05-14 21:05:50 수정 : 2017-05-14 21: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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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탈락 ‘모든 군인은…’ 재공연… 연출가 박근형
“‘개구리’는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나와 있던 이야기로 만든 것일 뿐입니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논란의 도화선이 된 연출가 박근형(사진)은 자신을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시킨 결과를 낳은 연극 ‘개구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연출은 1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 뒤 ‘예술검열’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자신의 작품과 검열에 대해 밝혔다.

박 연출은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은 ‘개구리’를 공연했다. 이후 문화예술위원회는 ‘개구리’를 문제 삼아 이미 지원이 결정됐던 박 연출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제외하라고 심사위원들을 압박했다.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폭로하며 블랙리스트 논란이 시작됐다. 박 연출은 이후에도 국립국악원 공연에서 배제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박 연출은 자기검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끔은 자기검열도 하지만 너무 상업적이지 않을까 하는 정도를 생각할 뿐, 눈치를 보거나 그런 것은 별로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작품에 대한 판단은 결국 관객이 한다”면서 “가슴을 울리고 좋은 추억을 남기는 공연을 하는 극장은 관객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연히 관객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에서 탈락했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지난해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돼 객석점유율 116%를 기록했다. 군인이 등장하는 4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이다. 이날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재공연에 들어갔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알려진 뒤 오히려 지난해 일본 공연에선 공연비도 많이 받으며 더 좋은 극장에서 유쾌하게 공연했어요. 제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죠. 하하.”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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