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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거부… 불안감 키우는 ‘안아키’

입력 : 2017-05-11 19:59:20 수정 : 2017-05-11 22: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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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자연주의 치료법’ 충격 / 항생제 내성·스테로이드 우려에 고열에도 해열제 안써 학대 논란 / 단체시설내 감염병 전파 등 위험 / 아이, 유치원 등 보낼 때 걱정 커
“예방접종을 안 한 아이가 내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을까봐 걱정돼요.”

최근 자연스레 면역력을 키워주겠다며 자녀에게 국가가 지정한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린 자녀를 단체시설에 보내는 다른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앞서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일명 안아키)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피부가 괴사될 지경까지 자녀의 피부 질환을 방치하거나 고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이지 않는 행동 등으로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켰다.

이 카페 회원의 한 아기 얼굴 전체에 동그란 ‘피떡’이 생긴 사진 등에 더해 이들 회원이 자녀의 예방접종까지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들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이들 때문에 다른 아이들까지 감염돼 전염병이 퍼지면 한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예방접종의 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 43만5886명 중 일본뇌염 4차(생2차)를 맞지 않은 아이는 1만5798명이었다. 각종 질환을 앓고 있거나 접종 일정이 지연돼 추가 접종을 하지 않은 접종 제외자(2만9821명)와 달리 이들은 적법한 사유 없이 예방접종을 맞지 않았다. 일본뇌염 외에도 필수 예방접종 4종 중 하나인 DTap 5차를 맞지 않은 아동은 6024명, 폴리오 4차는 5290명, MMR 2차는 6428명으로 집계됐다.

4종의 평균 접종률은 98.0%로 미국, 영국, 호주 등보다 2∼6%포인트 높다. 특정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구성원의 비율을 의미하는 ‘군집 면역’이 잘 형성돼 있는 것이다. 특정 집단에 ‘군집면역’이 나타나면 면역력이 없는 구성원도 질병예방 효과를 보게 된다. ‘안아키’ 회원의 자녀가 부모의 ‘자연주의 치료법’ 덕에 면역력을 갖게 된 게 아니라 군집면역 효과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부모가 극단적인 자연주의 치료법에 빠진 데는 항생제 내성과 스테로이드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항생제 남용과 부작용은 안아키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 부모도 염려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소아에게 제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강북삼성병원 정혜림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아이들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하고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하루이틀만 처치가 늦어도 각종 합병증과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며 “항생제 내성을 걱정한다면 약을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다 복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아키 카페는 폐쇄된 상태로 카페를 개설한 한의사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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