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기 만성콩팥병 환자가 되고보니 사회적 편견이 만만치 않음을 체감하게 됐다. 일반적인 복막투석은 환자가 직접 하루 4번 청결한 환경에서 투석액을 갈아줘야 한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사내에서 투석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는 질환에 대해 얘기했다가 승진, 고가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본인의 질환에 대해 알리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나 같은 경우, 집에서 밤에만 복막투석 치료를 받아 낮 시간은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생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말기 만성콩팥병은 투석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사회생활 혹은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음에도 투석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환자를 위축시키고 있다. 예컨대 만성콩팥병 학생이 지속적으로 학업을 유지하며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열린 시선으로 똑같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만성콩팥병 환자가 있는 학교에서는 인근 병원 등과 연계해 지속적인 자문을 하고, 질환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교사 또는 양호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사회적인 인식 변화를 위한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젊은 만성콩팥병 환자도 많다고 하는데,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고 꾸준히 관리해 즐거운 학업과 사회생활을 잘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해선·서울 강서구 화곡 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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