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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김정은과의 만남은 영광"…트럼프의 독재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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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2 15:24:47 수정 : 2017-05-05 13: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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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회견에서 ‘상황이 적절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영광’(honor)이 될 것이라고 말해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끝없는 찬사를 늘어놓다가 최근 들어 김 위원장에 대한 숨겨놓은 ‘에로스’를 연일 표시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을 겨냥한 ‘구애’가 결코 즉흥적인 제스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한 뒤 시종일관 김 위원장과 같은 독재자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 및 존경을 표시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은 트럼프가 꿈꾸는 지도자상은 ‘마초 맨’ ‘스트롱맨’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자신은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틀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기에 다른 나라의 독재자를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김정은 위원장 찬사

트럼프는 지난 대선 유세를 통해 김 위원장과 ‘햄버거 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핵·미사일 위협을 계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여전히 김 위원장과 ‘멋진 담판’을 꿈꾸고 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이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대통령 일일 정세 브리핑’(PDB)이 귀찮다고 거부하다가 요즘에는 매일같이 그 브리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이 브리핑에서 매일 북한과 김 위원장에 관한 보고를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흑과 백처럼 사안을 명쾌하게 구분해서 대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집권 과정 등에 관한 중앙정보국(CIA)의 브리핑을 들으면서 26, 27세의 어린 나이에 북한에서 권력을 쟁취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한반도 현안을 놓고 건곤일척의 담판을 짓는 기회를 만들어 볼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이 평양에서 열린 여명거리 준공식에 도착하고 있다.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뒤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 추어올리기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김 위원장을 추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CBS 방송, 워싱턴 타임스 회견 등을 통해 연일 김 위원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CBS와 회견에서 장황하게 김 위원장 집권 배경을 설명했다.

“그(김정은)는 그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 26세인지, 27세 나이의 젊은이로서 권력을 이양받았다. 그가 틀림없이 장성 등 매우 거친 사람들을 상대했을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이 그에게서 권력을 찬탈하려 들었을 것으로 믿는다. 그의 고모부(장성택)가 됐든, 다른 누가 됐든 그렇게 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그것을 해냈다. 그렇게 때문에 분명히 말하건대 그는 ‘대단히 영리한 사람’ (pretty smart cookie)이다.”

미국의 블룸버그 방송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을 애써 칭찬하는 이유는 협상의 달인다운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협상을 앞두고 상대방이 듣기 좋은 ‘무한 찬사’를 보냄으로써 인간적인 신뢰를 돈독히 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추어주는 이유도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트럼프의 글로벌 독재자 환대

미국의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세월 동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를 칭송해왔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적으로 여기는 이슬람국가(ISIS)를 비난하거나 트럼프 자신을 개인적으로 칭찬하는 외국 지도자가 나타나면 그가 독재자이어도 그를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에 CNN과 인터뷰에서 후세인에 대해 “그가 테러리스트를 죽이지 않았느냐. 그가 잘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는 리비아의 독재자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무아마르 가다피에 대해서도 “그가 살아 있었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집트의 독재자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지난 3일 백악관으로 초청해그와 뜨거운 악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부정 개헌 투표 의혹을 사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하고,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또 범죄와의 전쟁을 이유로 수천 명의 주민을 처형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통화한 후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 초청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아 트럼프가 머쓱해졌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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