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와우리] ‘한반도 위기’ 극복하는 방법

관련이슈 세계와 우리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7-04-20 21:40:11 수정 : 2017-04-20 21:40: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의 북핵압박 결연하지만
완전 포기시킬수 있을지 의문
중국 태도 변화도 큰 기대 못해
스스로 힘 길러 운명 이겨내야
소위 ‘한반도 위기설’이 차츰 잦아드는 분위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중국이 우리와 잘 협조하고 있는데 왜 무역분쟁을 일으키느냐고 반문한 바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에 대한 협조를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얼마 전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 시 행보와 메시지는 매우 정교했고 빈틈이 없었다. 북한을 향한 정책에서 급격한 좌표 수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침 펜스 부통령은 한국을 떠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더욱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동시에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향한다던 미국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했는데, 이러한 주장은 미 해군 홈페이지에 게재된 15일자 칼빈슨호의 항해 사진에 근거를 두고 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교수·국제정치학
‘한반도 위기설’을 둘러싼 여러 가지 정황을 다시 한 번 차분히 정리해 볼 시점이다. 일단 우리 국민은 몇 가지 질문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한반도는 지금 정말로 위기인가. 전례가 없는 미국의 결연한 입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중국은 정말 이번에야말로 끝까지 우리 편이 돼줄 것인가. 이번 기회에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결국 우리의 운명은 미국과 중국의 손에 놓여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체로 이러한 질문을 앞에 놓고, 이제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야 할 시점이다.

먼저, 한반도는 정말로 위기인가. 필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 개발은 9부 능선을 넘어섰다. 한두 번의 추가 핵실험을 마치면, 북한 스스로 핵실험 중지를 선언할 것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의 일치된 생각이다. 파키스탄 역시 6번의 핵실험으로 핵 개발 프로세스를 종료한 바 있다. 북한 핵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아무런 억지력을 가지고 있지 못함은 물론 경제제재 역시 고통은 주지만 핵 포기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연유에서 전례가 없는 미국의 결연한 입장은 이해가 간다.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가 한계를 보여준 이상, 과거와 다른 보다 강경한 옵션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 역시 압박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잠시 멈출 수 있지만, 핵을 포기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이번에야말로 우리 편이 돼주는가. 어느 한 부분만을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미·중 사이에서 전개되는 큰 판에서 보자면, 다른 이익의 대가로 일시적인 미·중 협조가 이뤄지는 것이므로 우리 편이 됐다고 말하기도, 또 아니라고 말하기도 무척 애매한 상황이다. 오랜만에 미·중이 북한 압박에 공감대를 이뤘다면, 혹시 이번에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닐까. 이 질문의 경우 실망스럽게도 그렇지 않다가 정답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기 보유라는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지금에 와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핵 보유가 곧 생존이라는 지도부의 인식 변화가 없는 한 핵 포기는 실현되기 어렵다.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제까지 미국과 중국의 손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 놓아야 할 것인가. 매우 안타깝지만, 지금 당장은 도리가 없다. 결국 한·미동맹이라는 포괄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교안보 자산을 중심으로 우리의 능력과 외교력을 더 키우고 이를 통해 북한 문제 해결의 로드맵을 우리 스스로 만들고, 그 비전을 미국과 중국에 적극 설득할 수 있는 역량만이 필요할 뿐이다. 지금 한반도를 휘감는 진정한 위기는 자신감과 주도력의 부재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진지한 성찰의 모습이 필요한 때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교수·국제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