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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빚듯 종로를 명품도시로 만들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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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0 03:00:00      수정 : 2017-04-09 23:12:50
종로는 서울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느린 곳이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시국에 신속하게 반응하지만, 경복궁과 북촌 등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곳인 동시에 정부청사와 대사관 등 공공기관이 몰려 있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종로의 정체성을 ‘종로다움’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김영종(64·사진) 구청장을 지난 7일 종로구청에서 만났다. 그는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만들 듯 종로를 명품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밝혔다.

김 구청장은 건물을 짓는 건축사 출신이다. 서울아산병원, 목동하이페리온, 현대백화점미아점 등 굵직굵직한 건물을 짓는 데 참여한 그는 건축과 구청장의 업무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건축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며 “건축사와 구청장이 바라는 도시의 모습은 결국 같다”고 말했다.

그가 스스로를 ‘도편수(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사업을 추진할 때 직원들에게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당장 보기 좋은 정책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빛나는 정책이 되도록 몇백년 뒤를 내다보자는 것”이라며 “종로의 미래를 설계하고 책임지는 도편수의 마음으로 구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을 만들던 그가 구청장이 된 뒤 힘을 쏟는 사업은 역설적이게도 도시를 ‘비우는’ 사업이었다. 안내표지판 등 설치·관리기관이 제각각이라 마구잡이로 설치된 시설물 중 기능을 상실한 것은 철거하고, 유사 시설물은 통·폐합하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무질서하게 설치되고 방치된 시설물은 보행에 불편을 주고 도시미관을 해치는 요인”이라며 “정돈된 거리는 보기에도 좋고 관리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비된 시설물은 1만5000개, 절감한 예산은 4억6000만원에 달한다. 도시 비우기 사업은 행정우수사례로 꼽히면서 전국 16개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징이 된 ‘평화의 소녀상’은 김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김 구청장은 “201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수요집회 1000회 기념비를 세우고 싶다고 했는데, 기념비보다는 예술작품인 소녀상 건립이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도로에 비석을 세우는 것은 허가가 까다롭지만, 예술작품을 설치하면 법적인 문제 등을 피할 수 있다. 건축사로서의 경험이 반영된 아이디어인 셈이다.

종로구는 현재 소녀상을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공공조형물 관리 조례를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가 관리하면 일본이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 김 구청장은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으로 외교관 역할을 한다. 철거·이전은 있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부터 열고 있는 ‘한복축제’를 종로의 대표 문화축제로 만드는 등 한옥과 한식, 한복 등의 문화를 보전해 ‘종로다움’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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