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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혼돈의 백악관…그 아버지에 그 딸, 그 남편에 그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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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03 14:20:47 수정 : 2017-04-03 14: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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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여전히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한탄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슬림 등의 외국인 입국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 법원이 가로 막는다.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들자 여당인 공화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앞다퉈 스캔들에 휘말려들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트럼프 타워 도청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지원한 러시아 커넥션 의혹 등으로 트럼프 정부는 국정 추진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뿌리채 흔들리는 백악관 참모진

트럼프 정부 첫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은 대통령 인수위 운영 기간 등에 러시아 측과 접촉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임기 1개월도 채우지 못한 채 지난 2월 13일 쫓겨났다.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언론 매체인 RT로부터 받은 돈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불법으로 터키 정부의 ‘에이전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리스 엡쉬테인 백악관 홍보국 부국장은 3월 25일 사임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으며 백악관에서 방송 담당 홍보 책임자로 일했다. 그가 떠난 이유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백악관에서 다른 참모들과 갈등으로 인해 자진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케이티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3월 말 사임했다. 그녀는 정치행동단체(PAC)에서 일할 예정이다. 월시 부실장의 사임은 경질 성격을 띠고 있다고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 1 국내 정책 공약이었던 오바마케어 폐지에 실패한 데 따른 문책 인사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백악관의 또 다른 비서실 부실장인 릭 디어본도 곧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애틀란틱이 전했다.

월시 부실장의 사임을 계기로 그녀의 보스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리버스는 공화당전국위(RNC) 위원장 출신이며 그의 비서실장이 월시 부실장이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및 선임 고문과 막후에서 치열한 파워 게임을 하고 있으며 이 게임에서 밀리고 있다는 얘기가 워싱턴 정가에 돌고 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막역한 사이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오바마케어 폐지의 총대를 멨다가 총 한번 제대로 쏘아보지 못한 채 맥없이 무너졌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이너서클’ 출신이 아니라 RNC에서 프리버스 비서실장 등과 함께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긴 케이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매일같이 입씨름하는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고 있고, 스파이서 대변인의 능력에 늘 의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백악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언론과 미국인을 오도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실세가 아니다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 이너서클 움직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맏딸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는 남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에 이어 백악관 고문으로 정식 임명됐다. 이방카가 공식 직함도 없이 백악관 비서실의 한 방을 차지한 채 국정 현안에 개입하는데 따른 뒷말이 무성하자 트럼프가 아예 이방카에게 공식 직함을 주었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실장처럼 트럼프가 각계 인사를 만날 때마다 배석해 왔다. 이방카와 남편 쿠슈너는 ‘친족등용금지법’을 교묘히 피하려고 월급을 받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맏딸과 사위를 나란히 백악관 비서실에 포진시켜 놓자 사위 쿠슈너에게 핵심 업무가 속속 넘어가면서 백악관 비서실에 ‘콘트롤타워’가 생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백악관에서 쉽게 풀리지 않는 모든 현안이 쿠슈너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평화 협상, 연방 정부 관료 조직 혁신, 아편 남용 위기 대응, 사법 개혁 등이 모두 쿠슈너의 손에 인계됐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공직 근무 경험이 전혀 없고, 아버지가 물려준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지분이 있는 신문사 운영에 간여하던 36세의 쿠슈너가 이런 모든 난제를 떠안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급을 대우를 받으려고 추이텐카이 주미 중국대사를 통해 쿠슈너와 접촉해 6, 7일 트럼프의 개인 별장 마라라고 리조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모델 출신의 이방카는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업체를 운영한 경력밖에 없다. 그녀는 이제 아동 복지 업무 등을 책임지면서 아버지의 특사 자격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러 가는 등 외교 분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방카와 쿠슈너는 낮이든 밤이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제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두 사람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는 백악관 입성 이후에도 약 80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굴려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NYT는 2일자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위에 군림하면서 ‘무엇이든 허용하는’ 풍토를 조성함에따라 그의 참모나 측근들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아버지에 그 딸, 그 남편에 그 아내’. 이것이 요즘 백악관 안팎의 유행어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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