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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최순실 앞의 '미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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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7 13:37:08 수정 : 2017-02-07 16: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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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느냐며 모멸감을 줬다.”(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같이 일하는 사이인데 신분을 모르고 일한다는 것이 편치 않았다.”(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신뢰할 수 없어 몰래 녹음을 하게 됐다. 미르재단 등 사업이 계획없이 진행된다고 느꼈다.”(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그가 추천한 인사가 장관에 임명되고 추진한 예산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보고 겁이 났다.”(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평생 정치만 한 사람으로 화내면 진짜 무섭다.”(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순실씨는 부하직원에게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느냐”고 모멸감을 주기 일쑤였다고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진행될수록 현 정권 들어 최씨가 누린 권력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최씨가 자신의 힘을 믿고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안하무인으로 대한 것이 결국 몰락의 원인임을 짐작케 된다.

최씨가 실소유한 회사 더블루K의 대표로 일했던 조성민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색이 더블루K 대표였지만 오탈자나 체크하는 게 내 역할이었다”며 “내 결재는 별도로 없었고, 내용이 맞으면 최씨에게 넘겼다. 최씨가 내용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뜯어 고쳤다”고 증언했다. 더블루K는 자신과 무관한 회사라는 최씨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조 전 대표는 최씨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최씨는 A를 지시했을 때 ABC까지 생각하면 ‘A까지만 하지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느냐’며 모멸감을 주는 스타일”이라며 “내가 더블루K에서 2개월 만에 나오게 된 것도 최씨의 그런 언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숨기느라 급급했다. 뭔가 남에게 들켜선 안되는 나쁜 짓을 하는 이들이 보이는 전형적 행태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5년 12월 최씨를 처음 만나 면접을 본 뒤 K스포츠재단에 들어가게 됐지만 2016년 5월까지 그의 이름을 몰랐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 여자가 누구냐,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냥 ‘회장님’으로 부르면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는 것이다.

정 전 사무총장은 “그래도 같이 일하는 사이인데 신분을 모르고 일한다는 것이 편치 않아 궁금해 하던 차에 누가 기마 자세로 말 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을 보고 그게 힌트라고 판단해 아들과 함께 ‘말’과 관련한 모든 검색어를 다 집어 넣었다”며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정윤회 전 비서실장 옆에 최순실씨가 있는 사진을 발견하고 그의 정체를 눈치챘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씨가 그토록 자기 신분을 숨진 이유에 대해 “나중에야 짐작하게 됐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전날 열린 최씨 공판에선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최씨와의 대화 내용을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 사무총장은 “함께 일하는 (최씨 등을) 도무지 신뢰할 수가 없어 녹음하게 됐다”며 “(미르재단 관련) 사업이 계획없이 진행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공개된 녹음파일 속에서 최씨는 “난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걸 제일 싫어해”라고 말했다. ‘신뢰를 가장 중시하고 배신을 미워한다’는 박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고영태씨는 더블루K 이사로 일하는 동안 최순실씨의 개인 심부름만 주로 했다고 증언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최씨와 한때 연인관계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가 안하무인으로 행동해 싫었다”고 가장 먼저 포문을 열기도 했다.

고 전 이사는 전날 공판에서 최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더블루K에 관여하는 동안 최씨의 집안 일이나 심부름, 고장난 차 수리 등 개인적 업무까지 봐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고쳐 온다든지 그런 일들과 집안에 무슨 일이 있다고 하면, 뭐 좀 갖다줘야 한다고 하면 회사에서 전달해 주고 심부름도 할 겸…”이라며 “모든 직원이 다 똑같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더블루K라는 회사 직원들이 최씨 개인에게 고용된 ‘심부름꾼’처럼 움직였다는 얘기다.

최씨와 결별한 이유를 묻자 고 전 이사는 “최씨가 추천한 인사가 장관에 임명되고 추진한 예산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을 보고 겁이 났다”는 말로 최씨가 박근혜정부의 ‘1인자’라는 세간의 추론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서 고 전 이사와 최씨의 불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고 전 이사는 “답변할 가치가 없다. 신경쓰지도 않는다”며 “신성한 헌재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역겹다. 과연 그게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할 말인지 한심할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차은택씨는 최순실씨에 대해 “평생 정치만 한,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씨의 정체는 법정에서 공개된 차은택(48·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발언 속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차 전 단장은 최씨를 ‘노회한 정치인’으로 규정했다.

“회장님(최씨)이 무서우면 진짜 무서운…. 이 바닥에서 정치만 평생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최씨)이 한 번 화날 때는… 제가 예전에 그 사람 아래 있었던 사람을 봤는데….”

김태훈·장혜진·김민순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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