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 캐비닛을 이번 대선 정국에서 처음 끄집어낸 건 문 전 대표 본인이다. 대통령 탄핵 가결로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된 지난해 12월 20일 인터뷰를 통해 “적어도 어떤 분들이 함께 국정을 수행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각 국민의당이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라고 공격했다.
文, 공시생 격려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6일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찾아 공시생들을 격려하며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소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자칫 이 문제가 너무 빨리 주요 쟁점으로 부각하면 대세론을 공격하는 구실을 주거나 대선 전략에도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가 정당이 정권 운영을 책임지는 ‘정당책임정치’를 강조한 것도 섀도 캐비닛 논란과 상충한다.
하지만 물밑에선 문 전 대표 측이 섀도 캐비닛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6일 “인수위가 없는 이번 대선 특성상 어느 주자라도 차기 정부 구성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준비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본선이 시작된 후에라야 공개되고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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