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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입을 통해서다. 한때 돈독한 관계였다가 사이가 틀어지고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한 뒤 처음 만난 최씨와 고씨는 서로 더블루K가 상대방 소유의 회사였다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고씨는 K스포츠재단의 5대 거점 사업 추진 당시 기업 지원금 유치 과정을 설명하다가 “최씨 입에서 직접 ‘건설사가 땅을 주겠다고 하니 이 사람에게 회장 자리를 하나 주고 토지를 받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밝혔다. 이 건설사는 부영그룹이다. 당시 부영 측이 제주도 토지를 K스포츠재단에 지원하는 대신 이중근 회장에게 체육연맹회장직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 재판에서 증언하려고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고씨는 또 친구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의 지난달 24일 법정 증언처럼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기금 규모를 1000억원대로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달 31일 공판에서 “기업에 내가 1000억원을 얘기했다는 건 너무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반박한 바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최씨가 자신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감추려고 주로 현금만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고씨는 더블루K 설립 당시 최초 자본금 5000만원과 사무실 임대보증금 4000만원을 모두 최씨에게서 받은 5만원권 현금 다발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제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 제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재판 도중 한 여성 방청객이 최씨의 혐의를 부인하며 고씨를 압박하는 신문을 이어 간 최씨측 변호인을 향해 “그렇게 돈이 좋으냐. 나라는 다 망가져 가는데 나라 잡아먹은 것들을 비호한다.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소리쳐 소란이 일었다. 이 방청객은 퇴정 명령을 내리는 재판장에게 “죄송한데 너무 화가 나서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혜진·김민순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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