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5일 열린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5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한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쟁점 5가지 중 △세월호 7시간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 등 3가지 쟁점을 해소하려고 했다.
윤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8시30분쯤 박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관저에 올라갔고 오전 9시에는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오전 9시 관저 집무실로 들어갈 땐 분위기가 안정적이었다가 오전 10시쯤 세월호 관련 서류가 올라간 시점부터 조금 바쁘게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윤 행정관은 또 “박 대통령이 ‘이 돈을 의상실에 갖다 줘라’며 밀봉된 노란색 서류 봉투를 건넸다”며 “내용물은 확인하지 않고 봉투를 의상실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씨가 옷값을 대신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행정관 본인이 박 대통령에게서 옷값을 받아 전달했다고 함으로써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혐의를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호기심 많은 동심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지켜보기 위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찾은 어린이가 변론 시작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
법조계에서는 윤 행정관의 등장에 박 대통령 측이 예상 밖의 전략을 펼쳤다고 보고 있다. 윤 행정관은 주로 최씨의 행적과 관련돼 거론됐을 뿐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등의 의혹과는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대별로 구성된 세월호 당일 증언 등 언뜻 조리있어 보이는 윤 행정관의 말에서 모순이 발견된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 미용사들의 증언과 배치된다. 박 대통령의 미용사들은 오전에 출근해 대통령 머리를 손질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다.
아울러 국회 청문회에서 신보라 간호장교는 “세월호 당일 남자 행정관을 통해 의료용 가글을 전달했다”고 했으나 윤 행정관은 “내가 올려드렸다”고 진술한 점도 의아하다.
박 대통령의 옷값과 관련한 증언은 최씨가 박 대통령 대신 의상실에 박 대통령의 옷값을 대납했다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증언과 배치된다.
윤 행정관과 최씨의 진술도 서로 다르다. 윤 행정관은 최씨를 “청와대에서 봤다“고 했지만 최씨는 검찰에서 “윤 행정관을 모르고 청와대에 출입한 적도 없다”고 진술한 사실이 이날 최씨 재판에서 드러났다.
박현준·김민순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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