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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 사형폐지 세미나 열어

입력 : 2016-12-22 03:00:00 수정 : 2016-12-21 16: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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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교수·박주민 의원 패널로 참여…‘폐지 마땅·피해자 회복 지원 중요’ 숙명여대 홍성수 법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사형제도의 존폐 여부나 형량은 범죄율과 무관하다”며 “검거율을 높이고 범죄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체계적인 수사 시스템 계발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1층 카페 ‘다리’에서 개최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회자로 나선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 박주민 국회의원, 홍성수 교수(왼쪽부터)가 토크콘서트 형식의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판례 경향을 보면 사형 선고가 거의 안 나오고 있다”며 “이는 판사들이 사형제도에 대한 정당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한변협 설문 조사에서 53대 47로 사형제도 존치 의견이 조금 더 많았지만, 법학계에선 70~80%의 학자들이 사형 폐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헌법재판소 인사청문회 때는 9명 중 8명이 사형제도를 폐지한다고 얘기했고, 만약 위헌법률 심판을 한다면 위헌이 나오는 게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법조계에선 그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사형제도와 범죄율의 관계에 대해 “세계적 연구의 추세와 결과를 살펴보면 사형제도의 존재 유무는 범죄 예방 효과와는 무관하다고 발표된다”며 “역으로 작동하지도 않고, 정으로 작동하지도 않을 만큼 연관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사형제도가 아닌 다른 변수에 의해 강력 범죄율이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것. 그에 따르면 범죄를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때 충동적과 계획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충동적인 범죄는 그야말로 우발적인 범죄로 형벌이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

홍 교수는 “정말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다가 ‘우리는 사형제도가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충동적인 범죄를 주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하는 경우에는 ‘잡힐까, 안 잡힐까’하는 것이 변수지 형량은 변수가 되지 못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범죄율을 줄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필요한 일이기에, 무엇보다 검거율을 높이고 순찰을 더 늘리는 등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형벌의 강도나 사형제도 존재 여부 등이 범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일관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형에 반대한다는 것은 더 어렵고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다”며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위한 회복적 사업에 조금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명의 소중함을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다. 마치 사형수의 생명만 존중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지만 사형수라고 할지라도 생명이 가진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함으로써 전파되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며 “가장 나쁜 사람의 생명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그렇지 않은 사람의 생명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좌지우지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홍 교수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국회의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박 의원은 “법조계에서 사형제를 폐지해야 된다는 주장도 굉장히 강하지만 사형제가 가진 효과가 있다”며 “범죄자를 사형시킴으로써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효과와 사형제를 둠으로써 사람들이 공포로 인해 범죄를 안 저지르게 하는 것, 즉 위하력이라는 효과를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두 가지 효과를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며 “사형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법조인 중에서도 아무래도 다수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홍 교수가 말한 범죄율과 관련된 발언과 같은 논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사형제도의 존폐 여부와 관계없이 오히려 세밀한 수사, 범인 체포 등이 더 확실하게 범죄율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설사 치밀하고 이성적으로 계산한 사람들이 사형제도가 없어졌으니 나는 무기형 또는 종신형으로 감옥에서 썩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나는 살인을 할거야’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며 “검거 여부가 변수지, 사형 또는 형벌이 변수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대신에 피해자의 원만한 사회생활 복귀에 대한 지원과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를 통한 회복도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며 “최근 회복적형사사법절차를 많이 논의하는데, 피해자 가족들이 형사절차에서 가능한 많은 부분에 참여해 복수가 아닌 회복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천주교 사형제조폐지소위가 주최한 세미나 전경.
끝으로 그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모여서 어떤 인간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는 항상 틀릴 가능성(오류)이 있다”며 “과학도 번복될 것을 예상해 가설을 세워나가는 것이기에 그런 오류 가능성까지 생각한다면 제도적 변화는 분명 있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는 사형제도의 역할과 의미, 법과 제도적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노래와 이야기가 있는 카페 세미나’라는 제목처럼 이날 행사에는 가수 임정득씨와 백자씨가 참여해 노래로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현태 기자 jknewsk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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