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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만 모여도 '최순실 이야기'…신풍속도 '폴리티컬 티(Political t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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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17 16:28:03 수정 : 2016-12-17 20: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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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커피숍 등 사람들이 어울리는 장소에서는 최순실 관련 이야기뿐이었다.
“커피숍이나 술집을 가면 정치 이야기밖에 안 해요. 최순실 사태가 기존 대화 주제의 차별화를 낳은 거죠.”

17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8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광화문을 찾은 대학생 임예섭(28)씨는 이른바 ‘폴리티컬 티(Political tea)’ 현상에 뿌듯해하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정치에 무관심했던 지인들이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정치 관련 대화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임씨 또래의 젊은 세대들이 모임을 갖는 장소는 주로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피숍이나 술집이다. 임씨는 “과거보다 좀 더 주체적으로 정치 관련 정보를 모으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폴리티컬 티(Political Tea)’ 현상이 20대의 정치 참여율을 폭발적으로 높이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대 투표율은 67.8%로 다른 연령대가 모두 70%를 넘은 것에 비해 저조했다. 하지만 올 4월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20대 전반~30대 전반의 투표율은 크게 증가했다. 19대 국회의원선거 대비 20대 전반(45.4%→55.3%)이 9.9%, 20대 후반(37.9%→49.8%) 11.9%p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청년연대,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등 청년·대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집회에서 오방색 풍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2달간 ‘최순실 사태’가 이어지면서 20대 정치 참여율에 대한 체감온도는 더욱 뜨겁다. 업무의 연장처럼 여겨지는 회식 자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잠실에서 온 직장인 김상원(27)씨는 “회식에서 직장 상사나 업무 관련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요즘은 최순실 사태가 화젯거리다.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최순실 사태 전반을 공부해야 할 지경”이라고 털어 놓았다.

주 사용자가 20대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올해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도 ‘최순실 게이트’였다. 최근 트위터코리아가 올해 한국 이용자들이 쓴 트윗(트위터의 단문 메시지)을 분석한 결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트윗이 9월부터 급등해 각종 이슈 중에서 올해 최다 대화량을 기록했다. 사회 관련 인기 키워드 1∼3위는 ‘대통령’, ‘최순실’, ‘촛불집회’가 각각 차지했고, 최근 2개월 동안 3개 키워드를 직접 언급한 트윗이 1800만여개가 생성됐다.

김서중 성공회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일상 대화에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민주사회를 발전시키는 첫 걸음”이라며 “정치를 별도의 영역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담론을 형성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정 인물이나 정치인을 지칭해서 호불호를 논하는 것은 발전적인 대화가 될 수 없다”며 “이번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논의가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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