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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간부 동향 추적 정황… 대법 “사실 땐 반헌법적 사태”

입력 : 2016-12-15 18:27:19 수정 : 2016-12-16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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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정원 문건 공개 / 양승태 대법원장 일상 적시 / 박범계 “전형적 국정원 문서” 국가정보원이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법부 고위 인사들의 동향을 추적한 정황이 나왔다. 행정부 소속인 국정원이 사법부를 사찰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훼손한 행위로 간주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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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확보해 15일 공개한 국가정보원 문건에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전 춘천지법원장의 동향이 담겨있다. 문서에 보이는 ‘차’자는 국정원 문서를 복사할 때 무작위로 생성되는 워터마크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세계일보가 확보한 국정원의 ‘대법원, 대법원장의 일과 중 등산사실 외부 유출에 곤혹’ 문서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문화일보가 ‘등산 마니아인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 후 매주 금요일 오후 일과시간 중 등산을 떠난다’는 비판 보도를 준비(했다)”고 돼 있다. 이어 “양 대법원장이 직원들과 소통 차원에서 금요일 오후 등산을 즐기고 있지만 ‘대개 일과 종료 후 출발하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내일신문이 예전 유사 보도를 추진하다가 기사거리가 아니라며 중단한 전례를 볼 때 이번에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당혹감 역력”이라고 적시했다. 또 “법조계 내에서는 직원 대상 산행 동반자를 차출하다 보니 불만이 제기되고 언론에도 제보된 것 같다면서 신중한 처신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작은 글씨로 문서 중간 부분에선 대법원이 “지방으로 산행을 갈 경우 17:00경 출발한 적이 있어도 극히 드문 경우라고 강조(한다)”고 달아놨다.

또 다른 국정원 문서인 ‘법조계, 춘천지법원장의 대법관 진출 과잉 의욕 비난 여론’에선 “법조계는 최성준 춘천지법원장에 대해 2012. 2 현직 부임 후 관용차 사적 사용 등 부적절한 처신에다 올해 1월 대법관 후보 추천을 앞두고 언론 등에 대놓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적혀 있다. 이어 “탈락 후에도 주변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9월 대법관 인선시 자신을 재차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어 눈총(을 산다)”고 했다. 아울러 “양 대법원장이 등산 마니아인 점에 착안, 강원지역 산행 일정도 도맡아 챙긴다는 설”이 있다며 “또한 소설가 이외수 등 지역 내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구축해 놓고 법조계 인사와 면담 주선 등 환심 사기에 적극 이용 중이라며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이 주시한 최성준 춘천지법원장은 두 달 뒤인 2014년 4월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문서들은 복사방지를 위한 워터마크가 붙어 있고 파기시점이 2014년 2월로 각각 명시된 전형적인 국정원 문서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정원 문서는 복사하면 원문에 없는 워터마크가 나오고 청와대가 자체 생산한 문건은 파기시한을 쓰지 않는데 이 문서에는 파기시한이 써 있다”며 국정원 문서라고 말했다.

헌법 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며 입법·행정·사법부의 삼권분립을 규정하고 있다. 행정부 소속인 국정원이 사법부 수장과 고위 관계자의 일상 동향을 파악해 문건으로 작성한 것이라면 헌법을 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문건을 확보한 세계일보는 그동안 취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보도시점을 조율해 왔다.

대법원은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만일 법관에 대한 일상적인 사찰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사법부를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는 법원을 구현하고자 하는 헌법정신과 사법부 독립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실로 중대한 반헌법적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은 이로 인해 사법권 독립이 논란의 대상이 된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동시에 책임 있는 관련자들이 전후 경위를 명확히 해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현일·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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