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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젊은 총수, 나이 든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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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8 00:50:50 수정 : 2016-12-08 0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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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일까. 격변기마다, 비리 사건 때마다 대기업 총수는 수모를 겪는다. 지나치는 법이 없다. 최순실 청문회에 불려 나온 아홉 명의 총수. 왜 그 자리에 밤 11시까지 앉아 있었을까. 정치권력이 무서웠을까.

탄핵받는 박근혜 대통령을 이을 새 대통령. 총수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어떤 일에도 기업을 동원하지 않을 성군(聖君)이 나오리라 생각할까. 그랬다면 봉숭아 학당 같은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을 것 같다.

전경련 해체 찬반을 묻는 질문에 팔을 번쩍 치켜든 총수들. 토픽감이다. 해외 언론은 어찌 받아들였을까. 이런 생각을 했을 법하다. “역시 정경유착이 있을 수밖에 없겠구나!” 왜? 예스, 노로 답하라는 주문. 강한 쪽이 요구할 수 있는 주문이다. 약하다 싶으면 따라야 한다. 정치권력 앞에서는 꼬리를 내려야 하는 기업 밑바닥 사정은 ‘팔 든 총수’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에이, 푸닥거리 한 번 더 하지 뭐!” 총수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이라이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질문 열 중 여섯이 그에게 쏟아졌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던가. 삼성 오너는 진땀을 빼야 했다. “몇 살이냐”는 물음부터 시작됐다. 안민석 의원 왈, “아직 50이 안 됐네요.” “여기 어르신들 계신 앞에서 놀리는 듯 답변하면 안 됩니다.”

이 부회장은 올해 48세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 18세 때 왕위를 승계해 39세까지 산 광개토대왕, 21세에 즉위해 53세 때 승하한 세종대왕. 48세면 무엇이든 감당할 나이가 아닐까.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에 올라 16년간 핵심사업을 경험했을 테니 그런 경험을 가진 인물도 드물지 않을까. 안 의원은 이 부회장을 30대 상무쯤으로 여긴 걸까. 나이로만 따진다면 ‘어르신’ 대접을 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정몽구 회장 78세, 손경식 회장 77세. “건강 조심하라”는 가시 돋친 말만 들었다.

1988년 5공청문회. 고 노무현 대통령은 고 정주영 회장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예의가 깍듯했다. 청문회는 그를 정치스타로 만들고,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왜 그런 청문회는 하지 못할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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