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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로미오와 줄리엣 와인 아마로네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6-10-20 07:53:06 수정 : 2016-10-21 14: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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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아마로네 빚는 알레그리니 오너 마릴리사 방한 인터뷰

베네토 위치. 알레그리니 제공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로 잘 알려진 베로나가 있는 이탈리아의 북동쪽의 베네토(Veneto). 이 곳은 이탈리아의 3대 와인생산지로 더 유명합니다. 베로나에는 2년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박람회 비니탈리(Vinitaly)가 열리기도 하지요. 정열적이면서 비극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 스토리같은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베로나 북쪽 발폴리첼라(Valpolicella)에서 생산되는 ‘아마로네(Amarone)’입니다.

말리기 전 포도. 알레그리니 제공
말린 뒤 포도. 알레그리니 제공
이 와인은 아파시멘토(Appassimento)라는 매우 독특한 양조 방식으로 생산합니다. 발폴리첼라 토착 레드품종인 코르비나(Cornina),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 오셀레타(Oseleta)등을 3∼4개월 동안 시원한 곳에서 50% 가량 쪼그라들때까지 말려 당분함량을 높인 뒤 만드는 와인입니다. 당분이 응축된 포도를 완전히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알콜도수 14∼16도의 매우 진하고 풍미가 있는 와인이 탄생합니다.

첫맛은 달콤한 느낌이 들면서도 끝맛은 쌉살해 마치 로미와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을 연상케합니다. 아마로네 ‘쓰다’는 의미를 지닌 ‘아마르(Amare)’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 발폴리첼라의 대표 스위트 와인 레치오토(Recioto)는 단맛을 남기기 위해 적당한 시점에 발효를 중단시킵니다. 그런데 양조과정에서 실수로 발효가 끝까지 진행돼 쓴맛이 나는 와인이 만들어졌는데 아마로네의 시초라고 합니다. 
한국을 찾은 마릴리사 알레그리니.
발폴리첼라는 로마시대부터 2000년 넘게 와인을 양조한 지역인데 발폴리첼라의 아마로네를 대표하는 와이너리가 알레그리니(Allegrini)입니다. 알레그리니를 이끌고 있는 6대손 마릴리사 알레그리니(Marilisa Allegrini)가 최근 한국을 찾았습니다. 마릴리사와 함께 대표 와인을 테이스팅하며 알레그리니 와인 양조 혁신의 역사를 들어봤습니다.

알레그리니는 이탈리아 톱5 생산자입니다. 또 이탈리아 와인 품질의 국제적 기준이 된 감베로로쏘 최고 등급 트레 비키에리(Tre Bicchieri)를 무려 31차례나 수상했고 감베로로쏘 2016 올해의 와이너리에 선정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알레그리니가 이처럼 이탈리아 최고 와이너리 오른 배경은 무엇일까요. 바로 혁신적인 와인양조 방식덕분입니다. 1879년에 설립돼 13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알레그리니는 다양한 혁신을 통해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1990년 개발한 새로운 리파소(RIPASO) 와인 양조방식입니다. 
과거 포도 건조방식. 알레그리니 제공
전통적인 리파소는 아마로네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만들기 때문에 ‘가난한 자의 아마로네’로 불립니다. ‘재탕 와인’이라고 할수있겠네요. 리파소는 9월에 수확해 1차 숙성한 발폴리첼라 와인을 다음해 3월에 아마로네 찌꺼기와 섞어 2차 숙성과정을 거칩니다.
건조과정에서 곰팡이가 핀 포도. 알레그리니 제공
잘 말려진 포도. 알레그리니 제공
알레그리니는 전혀 다른 방식을 개발했는데 말린 포도를 섞어 두번 숙성하는 양조방식입니다. 알레그리니의 팔라쪼 델라 토레(Palazzo della torre)는 9월에 손수확한 포도의 70%만 바로 숙성시켜 발폴리첼라 와인을 만들고 나머지 30%는 4개월동안 아마로네 방식으로 말립니다.
알레그리가 도입한 포도 건조방식. 알레그리니 제공
다음해 1월 1차 숙성한 와인과 말린 포도를 섞어 다시 2차 숙성을 시키지요. 더블 퍼먼테이션(Double Fermentation)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와인의 신선함과 아마로네의 진하고 다양한 풍미를 두루 지닌 매우 특별한 레드 와인이 빚어진답니다.
라포야 싱글빈야드 전경. 알레그리니 제공
알레그리니는 앞서 1979년 발폴리첼라 와인에 단일 포도밭의 포도만 사용하는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1979년 팔라쪼 델라 토레(Pallazzo della Torre)를 시작으로 1983년 라 그롤라(La Grolo), 라 포야(La Poja)의 싱글빈야드가 탄생합니다. 라 포야는 최초로 발폴리첼라에서 가장 고급품종인 코르비나 100%로 빚은 와인입니다.

또 1979년 가지치기 방식인 기욧 트레이닝(Guyot Training) 재배법을 발폴리첼라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포도 나무의 높이를 낮추고 좀더 촘촘하게 심어 포도나무가 스트레스를 받게하는 재배법입니다. 이러면 포도송이가 더 작게 만들어져 농축미가 뛰어난 포도가 생산됩니다.

알레그리니 아마로네는 알콜도수가 15도이지만 당도와 산도의 균형감이 뛰어나고 풍부한 아로마 덕분에 높은 알코올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불고기 등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데 아마로네의 달콤한 산도가 황홀항 궁합을 보여준답니다. 

빌라 델라 토레 건물 전경. 알레그리니 제공
알레그리니 와이너리 건물인 빌라 델라 토레(Villa Della Torre)는 1500년대 지어졌는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 기법을 엿볼수 있는 아주 중요한 건축물로 현재는 부띠끄 호텔로 사용된다는 군요. 현재 소유한 포도밭은 150ha 규모이며 앞으로 200ha로 늘릴 계획입니다.

알레그리니 가문은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발폴리첼라를 넘어 토스카나 지역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투스칸’ 와인으로 유명한 볼게리(Bolgheri)에 2001년 포기오 알 테조로(Poggio al Tesoro)를, 2007년에 몬탈치노(Montalcino)에 산 폴로(San Polo)를 세워 영향력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사실 부친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됐어요. 부친은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실험을 통해 어떻게하면 와인을 더 잘 만들수 있을까 연구했지요. 현재 발폴리첼라가 와인산지로 유명해진 것도 다 부친의 이런 노력 덕분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항상 틀에 짜여진 것보다 뭔가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추구했답니다. 돌아가신지 33년이 됐지만 발폴리첼라의 와인 생산자들은 부친의 업적을 모두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요”. 그의 말에서 발폴리첼라 아마로네를 생산하는 대표 와이너리의 자부심이 묻어납니다.

아마로네를 옛날에는 짚방석이나 대나무에 꿰어 천정에 매다는 방식으로 건조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름 전에 비가 많이오는 지역이라  이런 방식은 포도송이에 곰팡이가 피어버려 양조가 불가능해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알레그리니는 많은 실험 후에 포도를 건강하게 건조하는 상자를 특수 플라스틱으로 개발했습니다. 이 상자에 포도를 한줄만 깔아서 최대 5kg을 담는데 수확후 바로 완벽한 기후 조건을 갖춘 건조실로 옮겨 건강하게 포도를 말립니다. 이렇게 해서 아로마와 탄닌감까지 좋은 포도를 만들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포도 품종이 300개, 스페인은 350개 정도인데 이탈리아는 토착 품종과 외래 품종을 다 합쳐 2000여종이나 됩니다. 이렇게 많은 품종중 발폴리첼라가 꼬르비나 베로네제를 주품종으로 와인을 빚는 이유는 뭘까요. “네비올로는 진한 탄닌이 느껴지는데 꼬르비나는 부드러운 탄닌 만들수 있지요. 체리 등 과실향이 너무 과하지 않고 영한 포도나무와 수령이 오래된 포도나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답니다. 영한 포도나무는 엔트리급 와인으로 , 수령이 오래된 포도나무는 아마로네를 통해 특징을 잘 느낄수 있지요”
알레그리니 와인을 소개한 마릴리사.

■알레그리니 대표 와인들

알레그리니 와인은 현재 에노테카 코리아에서 단독 수입하고 있다. 마릴리사와 대표와인 6종을 테이스팅했다.

알레그리니 소아베(Soave) 2014는 베네토 소아베에서 생산되는 화이트 와인으로 토착 품종 가르가네가 80%와 국제 품종 샤르도네 20%를 블렌딩했다. 가르가네가는 신선하지만 끝맛에서 침이 고이는 조금 강한 산도가 느껴지는데 샤르도네를 섞어 라운드한 미감과 풍부한 향을 더했다.

소아베.
소아베는 행복하다는 뜻이다. 신선미를 강조하기 위해 오크 숙성은 하지 않았다. 알레그리니는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은 오크숙성 않는게 좋다는 양조철학을 지녔다. 산미가 좋고 바디감 깔끔해 와인만 마셔도 좋지만 음식과 매칭 좋다. 강한 풍미의 음식과 매칭하면 더 잘 어울린다.
발폴리첼라.

알레그리니 발폴리첼라(Valpolicella) 2014는 이탈리아 토착품종 코르비나를 주품종으로 론디넬라, 몰리나라를 블렌딩했다. 신선한 미감과 함께 체리향이 확연하게 느껴지며 전체적으로 아주 순수한 느낌이다. 집중력이 있고 피니시도 긴편이며 꼬르비나 100%로 만드는 라 포야의 느낌도 엿보인다.

라 그롤라.

알레그리니 라 그롤라 리미티드 에디션(La Grola Limited Edition) 2012는 코르비나 90% 오셀레타(Oseleta) 10%를 섞었다. 발폴리첼라가 산도가 높고 체리향이 많은 반면 라 글로라는 매우 풍부한 복합미와 진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밸런스가 좋고 둥글둥글한 느낌의 와인이다. 구운 버섯과 숙성된 치즈, 양고기 등과 궁합이 좋다.

팔라쪼 델라 토레.
알레그리니 팔라쪼 델라 토레(Palazzo della Torre) 2013은 코르비나 베로네제 70% 론디넬라 25% 산지오베제 5%를 섞었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와이너리가 벤치마킹 하고싶어하는 와인이다. 산도와 말린포도에서 느낄수 있는 풍부한 아로마의 균형감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나무향과 견과류향이 두드러진다. 마릴리사는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와인”이란다. 알코올이 높지만 느끼지 못할 정도이고 당도가 있지만 지겨움을 느낄수 없을 정도로 밸런스가 좋다. 불고기 등 한국 음식과도 궁합이 좋다. 막 시작하는 연인들게 추천한다.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 역시 상대방의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발견해 나가면서 사랑이 깊어지듯 이 와인은 발폴리첼레와 아마로네의 여러 모습을 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스펙테이터 톱100에 6차례 선정됐다.
아마로네 클라시코.
알레그리니 아마로네 클라시코(Amarone Classico) 2011은 꼬르비나 베로네제 90%, 론디넬라 5%, 오셀레타 5%다. 달콤한 느낌이 있지만 산도가 잘 뒷받침돼서 질리지 않는다. 알콜이 15도이지만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다. 오래된 친구와 마실때 좋다. 올드바인으로 만드는 이 아마로네는 오랜 우정을 간직한 친구의 정을 잘 표현해주는 와인이다.
라포야.

알레그리니 라 포야(La Poja)는 꼬르비나 100%로 만든다. 가장 높은 언덕이라 배수도 너무 좋고 지역적으로 햇볕을 잘 받아 좋은 품질의  와인이 빚어진다. 1년에 1만4000병 정도가 생산된다. 환상적인 당도가 매력적이다. 굉장히 풍부한 맛과 쵸콜릿향도 느껴진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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