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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몸살 앓는 대학가 '제2 캠퍼스' 논란… 원인은

대학 세 확장·지자체 의욕에 무분별 건립… 학내분규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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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8 15:36:27      수정 : 2016-10-18 15:36:27
서울대생 20여명은 지난 14일 교내 문화관에서 열린 서울대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서울대가 추진 중인 경기 시흥국제캠퍼스 설립 계획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국제캠퍼스 철회를 요구하면서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남양주캠퍼스 설립 문제를 놓고 학교 이사회를 성토하고 사퇴했다. 서울대와 서강대 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지인 시흥과 남양주 주민들은 대학이 이전계획만 세우고 장기간 방치해 지자체가 재정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주민들이 소송 방침을 제기하면서 서울 주요 대학들의 수도권 내 제2, 3 캠퍼스 건립 및 이전 계획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대생들이 지난 14일 교내 문화관에서 열린 개교 70주년 행사에서 시흥캠퍼스 건립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주요 대학 수도권 제2, 3 캠퍼스 건립 갈등

서울에서 경기지역에 제2, 3 캠퍼스 건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대학은 서울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5곳이다. 앞서 동국대 고양캠퍼스는 2011년 개교했다. 이화여대는 이전 철회를 공식화했고, 서울·서강대 2곳은 이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학내 분규를 겪고 있다. 성균관대는 개교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총장 사퇴를 불러온 서강대 남양주 프로젝트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제2 캠퍼스를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이사회의 승인을 받고 추진돼 왔다. 서강대 제2 도약을 위한 ‘서강 글로벌 융합컬리지’ 계획 아래 진행된 이 사업은 2010년 2월 경기도·남양주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첫발을 뗐다. 이 계획안은 2013년 7월 이사회를 통과했다. 2015년에는 개발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고, 사업부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개발제한구역(GB) 해제도 조건부(서강대캠퍼스 건립승인)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사회가 최근 캠퍼스 이전 추진 중단을 결정하면서 사단이 났다. 이사회는 지난 7월 교육부에 제출해야 하는 대학위치 변경 계획서 제출에 관한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 사업을 승인한 지 3년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사업 추진 마지막 단계에서 건립안이 좌절되자 유 총장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의 전횡’을 맹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사퇴했다. 남양주시는 올해 말까지 협의안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본관 국기게양대에서 교기가 있던 자리에 학생회기를 올린 뒤 촛불시위 하고 있다.
연합
서울대 갈등은 지난 8월 22일 서울대와 시흥시 측이 시흥 국제캠퍼스 건립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불거졌다. 2007년부터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십 캠퍼스 조성’ 추진에 나섰던 서울대는 시흥시의 파격적인 제안에 글로벌 창업과 산학클러스터 조성 등을 목표로 2010년 경기도·시흥시와 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 8월 22일에는 사업 개시 직전 단계인 실시협약을 맺었다. 협약의 핵심내용은 학생들이 기숙하면서 공부하는 ‘기숙형캠퍼스(RC:residential college)’와 특수목적 병원(서울대병원), 글로벌 융복합 연구단지 건립 3가지다. 이를 중심으로 2018년 개교한다는 방침도 확정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일방적 체결이라며 반발하자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협약 체결 보름 만인 지난 5일 학생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의무적인 RC를 건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 총장의 방침이 나오자 시흥시와 주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시흥시는 협약에 따른 캠퍼스 착공을 예고했다.

주민들은 “협약 5일 만에 핵심인 RC 건립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구색만 갖춘 서울대가 오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또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 평택캠퍼스는 2007년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됐다. 학교 부지가 있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을 앞두고 성대 측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정에서 성대 측의 무계획과 학교부지 가격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재원조달 문제로 확산되면서 신도시개발 계획 자체가 취소했다.


서강대 남양주 캠퍼스
◆지자체 퍼주기에 대학 측의 무분별 세불리기가 문제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캠퍼스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건립하려는 이유는 제2의 성장을 위한 동력이 필요해서다. 최근 세계적인 대학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연구단지와 산학연 클러스터 등을 갖추고 있는 점이다. 국내 주요 대학들도 이들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시설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고정화돼 있는 현 캠퍼스에서 이 같은 시설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캠퍼스가 좁은 데다 땅값이 비싸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대학은 땅값이 싸고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 지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요충지에 있는 수도권 지자체들이 파격적인 제안을 해오면 대학들은 일단 이전 추진에 들어갔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유능한 인재들이 모두 서울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실을 막고, 도시의 지명도는 물론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인 구애를 해왔다. 특히 도시의 미래가 결정되는 교육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없이 좋은 기회로 여겼다. 대학 측의 교통여건과 편의시설 등을 충족하고 지역의 가치 상승 등 조건에 맞는 지역이 수도권에서도 특히 신도시이다. 갈등을 빚는 대학캠퍼스의 건립지가 모두 신도시에 있는 이유다.

지자체들이 대학 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비용이 과도한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대학 유치가 언제나 ‘특혜’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데다 무산될 경우 지자체가 입는 재정적 피해는 물론 주민들의 불만 등 타격이 크다.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 원인을 제공한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의 경우 시흥시가 서울대 측에 제공하는 지원액이 1조2000억원을 넘는다. 학교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업체에서 3000억원의 건축비를 지원하고, 시흥시가 9000억원에 해당하는 배곧신도시 내 부지 66만2000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서강대가 받는 지원액도 건축비 500억원과 신도시 부지 27만6000㎡의 부지비용 3500억원(추정) 등 최소 4000억원이 넘는다. 성균관대 또한 브레인시티 내 106만8000여㎡를 조성원가 이하로 제공받는데,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1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대학 측은 정밀한 계획이나 구성원 동의 없이 막무가내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대 최순종 교수(사회학)는 “대학은 경쟁력과 세를 불릴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기회로, 지자체는 도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과도한 의지가 맞물려 대학 이전이 진행된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성원의 의견수렴은 물론 철저한 사전계획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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