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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꽃보다 좋은 것도 없지 '강예신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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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24 20:24:20 수정 : 2016-09-24 20: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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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24일부터 가을기획 '강예신 개인전'

- ‘FLORE 그래, 꽃보다 좋은 것도 없지’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전시전경
시집 사이에 꽃씨를 심었더니 싹이 자라나 마침내 꽃을 피운다. 책이 화분이 된 것이다. 심지어 화분이 된 책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꽃이 핀다. 믿기 힘든 일이지만 작가 강예신은 실제 이를 경험했다.

24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자하문로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대표 박소정· TTM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강예신은 자신의 신비로운 경험이 담긴 작품들에 ‘FLORE 그래, 꽃보다 좋은 것도 없지’라는 주제를 부여했다.

책장시리즈_마음 쓰다
강예신은 토끼를 소재로 현대인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공감의 세계를 펼쳐왔다. ‘책장시리즈’ 연작으로 잘 알려진 그는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에선 페인팅, 드로잉 그리고 책장시리즈의 2016년 신작 25여점을 선보인다.

갤러리 측은 “높고 청명해진 가을과 잘 어울리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과 휴식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현대 미술과의 거리를 한층 더 좁힐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강예신의 작품에는 토끼, 곰, 고양이, 소녀가 등장한다. 그가 만든 캐릭터들은 연녹의 나무 밑에서 책을 읽거나 들판에 누워 피크닉을 즐기다 잠이 든다. 아니면 천진난만하게 졸기도 한다. 작가가 상상으로 펼쳐내는 가을동화다.

꽃만 말고 이 마음도....
이번 전시 주제는 '꽃'이다. 아주 작지만 탐스러운 빨간 꽃이 영근 꽃 나무들, 눈송이가 천천히 내려앉듯 드문드문 자수를 놓은 들꽃송이들, 작은 들꽃의 반복된 패턴으로 가득 채운 배경들. 코를 거하게 찌르는 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화려한 꽃들이 아니다. 지극히 사적인 작가의 기억이 담겨져, 은은한 수풀향에 가까운 향기를 전하는 그런 ‘꽃’을 이야기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일지에 이렇게 적었다.

엄마의 꽃놀이-좋아서....
‘··· 감정의 잉여나 현실의 결핍 사이에 자라는 동요를 잠재울 수 있는 것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 혹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일 때가 더 많다. 따뜻한 말 한마디, 나누어준 마음 한 조각,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들이 전하는 시각의 환기. 그런 것들은 기억 속에서 느끼던 애정의 씨실과 만나면 내가 허우적거리고 있는 감정의 심해에서 나를 안전하게 건져 올린다.

세상의 목소리-피고 지고 오고 가는 그러한
씨앗이 싹이 되고 꽃이 되기까지의 보이지 않은 치열함이 더욱 고운 꽃을 피우는 것처럼, 그래서 그 한 송이가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사소한 것이 건네는 식물의 인사가 감사하다.

내게 꽃이란 식물은 기억의 문양이다. 어린 시절 줄곧 몸을 비비대던 이불에 핀 여린 꽃, 엄마들의 작업복에 새겨진 어마무시 한 전사 같던 꽃, 할머니의 치마 자락에 덕지덕지 붙어 다니던 그리운 꽃, 따뜻했던 방안 벽을 감싸며 촌스럽게 아련히 흔들리던 낡은 꽃. 그런 꽃들이 생각 날 때면 잠시 이상을 꿈꾼다. 새삼 꽃보다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고 ···’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전시전경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7길 18(옥인동 19-53)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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