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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북한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 제기 왜

입력 : 2016-09-23 19:15:52 수정 : 2016-10-24 14: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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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질주’ 북에 경고메시지… 실현 가능성은 낮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윤 장관은 이번 제71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도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20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이 과연 유엔 회원국으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1991년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25년 만에 유엔총회장에서 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는 점에서 언론 인터뷰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북한의 회원국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

유엔헌장에는 회원국 자격과 관련해 제명 규정과 권한·특권 정지 조항이 있다. 2장6조의 제명 조항은 ‘헌장에 규정된 원칙을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의 권고에 따라 유엔총회에서 제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장5조의 자격정지 규정은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예방·강제 조치를 위반할 경우 안보리 권고에 따라 유엔총회가 회원국의 권한과 특권을 정지시킬 수 있다. 권한과 특권 행사는 안보리에 의해 회복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윤 장관이 제기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가 제명인지 자격정지인지는 불분명하다. 둘 중 어느 것이든 성공하면 71년 유엔 역사상 최초가 된다. 1945년 유엔 창설 후 유엔에서 제명된 회원국은 하나도 없다. 1971년 중화민국(대만)은 유엔총회 결의로 중국대표권을 중화인민공화국에 빼앗기면서 회원국 자격을 상실한 경우다. 헌장 6조 규정에 따라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사례도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때문에 약 20년간 총회 회의장에 출입하지 못했으나 자격정지가 아니었다. 1974년 당시 남아공 자격정지 안건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해 통과되지 못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러시아도 북한의 회원국 자격과 관련한 안건을 비토할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주장을 가볍게 하면 우리 외교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북한이 스스로 유엔 밖으로 나가려고 해도 붙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엔헌장에는 탈퇴규정이 없어 자진탈퇴국이 생기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엔 비회원국이 되면 유엔 차원에서 직접적인 대북 제재는 할 수 없게 된다”며 “북한이 탈퇴하려고 해도 헌장에는 탈퇴규정이 없다고 발목을 잡고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압박해야 되는데 상황이 거꾸로 됐다”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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