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는 70세(만 69세)이지만 생일 기준으로 계산하는 미국 나이로는 68세다. 대통령이 되기엔 나이가 좀 많은 편이지만 나이가 걸림돌이 될 정도는 아니다. 힐러리는 남편 빌 클린턴의 선거 캠페인을 물론이고 자신의 상원의원 선거, 국무장관직 수행,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적(政敵)도 인정할만한 끈기와 집념을 보였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힐러리의 뇌진탕은 ‘꾀병’이 아니었다. 그의 건강은 캠프 내에서도 우려하는 사항이었다. 올해 대선에서 힐러리가 건강 문제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국무장관 퇴임 직후 힐러리는 대선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초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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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가 뉴욕 맨해턴의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휘청거리며 쓰러지려 하자 수행원들이 클린턴을 부축해 밴 차량으로 데려가고 있다.(왼쪽 사진) 딸 첼시의 아파트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 클린턴 후보가 손을 흔들며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건강 문제는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한 병이 확인되지 않는 한 뇌진탕 후유증이나 졸도 정도의 건강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되진 않는다. 힐러리는 수십년의 정치 역정 속에서 불굴의 투지와 집념으로 수많은 난관들을 돌파해왔다.
힐러리는 빌 클린턴 정부 초기 퍼스트 레이디로서 의료개혁을 진두지휘하다 의회와 이해 단체의 반발에 부닥쳐 좌절했다. 그 직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대패했다. 민주당 내에서 힐러리 책임론이 일었다. 모니카 르윈스키로 대표되는 남편의 수많은 여성 편력은 한 남자의 아내로서 깊은 절망을 맛보게 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게 패배한 것은 오랜 정치적 동지들의 배신 속에서 이뤄진 실패이기에 더 참담했다. 지금도 힐러리는 절반 가량의 국민에게서 미움받는 대선후보다. 보수 진영의 공적(公敵) 1호다. 그는 여성이라서, 그 것도 진보적 성향의 여성이라서 더 미움받았다. 힐러리가 좌절할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는 쓰러질 때마다 쓰러진 자리를 딛고 일어섰다.
조남규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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