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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쓱싹’ 주문 ‘척척’… 가사로봇 시대 성큼

입력 : 2016-09-11 21:09:07 수정 : 2016-09-11 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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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IFA2016… 주목 끄는 IoT·스마트홈 지난 2∼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전시회) 2016’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통적으로 IFA는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비해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이 많지 않지만, 곧 실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제품들이 소개돼 가장 가까운 미래 기술의 트렌드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IFA 2016의 핵심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커넥티드 자동차, VR(가상현실) 등이었다. 글로벌 전자회사들은 빨래를 개고 커피를 내리고 유리창을 닦아 주는 가사 로봇들을 앞다퉈 선보였다. 또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식료품이 떨어지면 알려주고 주문까지 해주는 냉장고, 세제 교체시기를 알려주고 구매까지 이어주는 세탁기 등을 선보였다. IFA 2016을 화려하게 꾸민 주류 트렌드와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한다.

◆로봇, 필수 전자제품이 될까

드넓은 전시장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로봇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특히 ‘스마트홈’을 모토로 한 가전전시회답게 주방, 세탁, 청소 등을 돕는 다양한 종류의 가사로봇들이 많았다.

일본 벤처 세븐드리머스가 파나소닉과 함께 출시할 ‘론드로이드’는 빨래 개는 모습을 시연했다. 건조를 끝낸 옷을 건네주면 알아서 티셔츠·바지·수건 등을 구분해 빨래를 갠다. 다 갠 옷들은 수납함에 정리도 해준다.

우리나라 로봇 전문기업 RF(알에프)는 영구자석을 내장한 유리창 청소 로봇 ‘윈도 메이트’(window mate)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윈도 메이트는 유리창 안과 밖에 각각 본체를 부착하면 내장된 강력한 자석이 서로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끊어져도 떨어지지 않는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유리창의 너비와 높이를 인식해 쓱싹쓱싹 청소한다.

독일 BSH가 처음으로 선보인 음성인식 주방보조 로봇 ‘마이키’.
BSH 제공
보슈의 자회사 BSH는 주방일을 보조해주는 음성인식 로봇 ‘마이키’를 선보였다. 마이키(Mykie)는 ‘내 주방 요정’(My Kitchen Elf)의 줄임말로 냉장고, 오븐, 커피머신 등 주방의 모든 가전기기와 연결돼 주인 대신 제어해준다. 특정 요리를 검색하면 프로젝터를 바닥이나 벽면에 쏴 조리법을 보여주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확인해 필요한 것은 곧바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의 유진로봇은 자율 주행하는 물류 로봇 ‘고카트 Ver 2.0’과 ‘고카트 미니’를 소개했다. 고카트는 병원이나 실버타운에서 시간대별로 식사, 의약품, 약제, 리넨 등을 배달하는 직원 업무를 보조해준다. 각종 센서와 카메라로 공간을 분석해 실내 평면과 층간을 자율 주행한다.

하이얼은 올 초 CES에서 선보였던 유봇(Ubot)을 스마트홈 한쪽에 세웠다. 음성 인식과 리모컨 조작으로 움직이는 유봇은 카메라로 집 안 보안을 책임지고 조명을 조정하며 춤도 출 수 있다. 소니도 MWC 2016에서 첫 공개한 소형 로봇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를 가지고 나왔다.

◆눈길 사로잡은 제품들

주류 트렌드는 아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기술로 시선을 끈 제품들도 많았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C랩에서 독립한 벤처회사들은 삼성전자 전시장 한쪽에 자리 잡아 번뜩이는 아이디어 제품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놈들연구소’는 손가락 끝을 귀에 대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Sgnl)을 선보였다.
이놈들연구소 제공
C랩 1호 기업인 ‘이놈들연구소’는 손가락 끝을 귀에 대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Sgnl)을 소개했다. 시그널은 시계줄에 장착된 체전도 유닛(Body Conduction Unit)이 상대방의 음성신호를 진동으로 변환시키고, 이 진동이 손끝을 타고 올라가 귀에 있는 공기를 울려 다시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리다. 사용자는 손끝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제품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는 물론 일반시계·클래식 워치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2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미국의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약 4시간 만에 모금 목표액 5만달러를 독파하고, 지난 7일 현재 50만달러를 확보한 상태다. 

과식, 운동부족 등의 상태를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주는 스마트 허리띠 ‘웰트’.
웰트 제공
웰트는 뱃살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허리띠 웰트(WELT)로 눈길을 끌었다. 일반 벨트와 똑같이 생겼지만 웰트를 허리에 차고 있으면 허리둘레 센서와 가속도 센서가 사용자의 허리둘레, 걸음 수, 앉은 시간, 과식 여부를 감지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알려준다. 밥을 많이 먹거나 운동량이 적어 허리 사이즈가 늘어나면 휴대전화 앱을 통해 파랑, 노랑, 빨강 등의 색깔로 단계별 상태를 보내준다. 국내 판매가격은 7만원 선이다.

스케치온은 일회용 패션 문신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신개념 프린터 ‘프링커’를 내놓았다. 최근 폐막한 리우 올림픽에서 인기를 끈 프링커는 인체에 무해한 화장품 원료를 사용해 일회용 패션 문신을 그려준다.

밀레는 먼지봉투를 없애고 고어텍스로 만든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한 ‘블리자드 CX1’ 진공청소기를 선보였다.
밀레코리아 제공
독일 가전회사 밀레는 먼지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 ‘블리자드 CX1’를 선보였다. 먼지봉투를 없앤 진공청소기는 여러 브랜드가 출시했지만, 블리자드 CX1은 먼지봉투를 없애면서 고어텍스로 만든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해 진공청소기로 흡입된 미세먼지가 헤파필터를 통과하기 전에 100% 걸러주기 때문에 헤파필터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미세먼지 필터는 물로 세척해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가 없어 반영구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중국 레노버는 두께 9.6㎜, 무게 690g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인원 태블릿 PC ‘요가북’으로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세제 사용량을 점검해주고 주문까지 도와주는 밀레의 ‘WT1’ 허니컴 드럼세탁의류건조기.
밀레코리아 제공
◆트렌드 주도하는 한국


전시장에서 자주 눈에 띈 제품 중 하나는 냉장고에 스크린과 무선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였다. 냉장고는 하루 24시간 내내 가동되기 때문에 집 안 내 모든 사물들과 연결될 수 있어 스마트홈의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 ‘패밀리 허브’로 가장 먼저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기존에 상냉장고 오른쪽 문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로 영상이나 음악을 즐기고 가족에게 메모를 남기는 데서 더 나아가 IoT 기능을 추가했다. 냉장고에 내장된 카메라로 내부에 있는 음식물들을 살펴보고 필요한 식자재를 몇 번의 터치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냉장고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웹서핑은 물론 냉장고 안 식자재 상태를 확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처음 선보인 ‘스마트 냉장고’도 상냉장실의 오른쪽 문에 29인치 투명 LCD 터치 디스플레이를 품었다. ‘매직스페이스’라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는 윈도 10 IoT 엔터프라이즈 버전 OS(운영체제)를 탑재해 웹서핑을 할 수 있고, 톡톡 두 번 두드리면 투명하게 바뀌면서 냉장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은 “여성들이 가장 보여주기 싫은 공간이 냉장고 속이기 때문에 보고 싶을 때만 볼 수 있도록 노크온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하이얼과 터키의 국민 가전브랜드 베스텔(VESTEL)도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냉장고를 선보였다. 베스텔은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오븐도 함께 공개했다. 하이얼은 LG전자의 ‘트윈 워시’와 흡사한 세탁기도 내놨다. 트위워시가 분리 세탁을 위해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위아래로 결합했다면, 하이얼의 ‘듀오 드라이’는 처음으로 드럼 세탁기 2대를 결합한 모델이다. 위 4㎏, 아래 8㎏ 용량이며 아래 드럼세탁기는 건조기능도 갖췄다. 그러나 트윈워시와 달리 상하 세탁기가 동시에 탈수 기능을 쓸 수 없는 단점은 극복하지 못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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