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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려야 뗄 수없는 콤비 무·배추… 사실은 '형제' 사이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하〉 작물·가축 게놈 해독 박차… 새 이정표 되다 /국내 연구진, 무 유전체 해독… 배추와 같은 ‘속’ 세계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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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9 18:48:09      수정 : 2016-07-19 21:18:44

우리나라 연구진이 주요 김장재료인 무의 유전체(게놈·genome)를 해독, 무와 배추가 같은 ‘속’(屬·Genus)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현재의 생물분류에는 무와 배추가 다른 ‘속’으로 돼 있다. 생물분류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또 농촌진흥청과 대학 등 국내 연구진은 배와 오골계, 제주마 등 9개 품목의 게놈을 분석하고 있는데 올해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들 작물과 가축 등의 게놈 정보는 병충해에 강하고 맛과 품질이 뛰어난 품종의 육성이나 개량, 신의약소재 개발 등에 활용돼 농가소득 증대와 막대한 해외 로열티 절감 등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무와 배추는 같은 ‘속’…세계 첫 증명

농진청은 염색체 9개로 구성된 무 게놈의 해독을 완료했다고 19일 밝혔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명지대, 가톨릭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공동으로 무 게놈의 426Mb(메가베이스·1Mb=100만 염기쌍) 염기서열을 완전히 풀어내 총 4만6514개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다. 아울러 무가 배추와 같은 ‘속’이라는 증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다.

무는 약 5000년 전부터 지중해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재배돼 작물로 개발됐다. 하지만 무는 생물의 분류에서 배추와의 유연관계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학명을 처음 만든 분류학의 선구자인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에 의해 무와 배추는 서로 다른 ‘속’의 식물로 명명됐다. 국내 연구진은 이번 게놈 해독으로 무가 배추속 식물의 조상종으로부터 배추(양배추)와 겨자가 각각 분화될 때 함께 종분화한 사실을 알아냈다. 무가 배추와 조상은 같은데 하나의 독립된 ‘종’(種·species)으로 분리됐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무와 배추의 유전체 비교 분석 결과 같은 ‘속’의 자매종으로 드러난 만큼 앞으로 ‘속’ 수준에서 분류학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손성한 단장(맨왼쪽)과 서유라(가운데)·조민지 연구원이 동식물 유전체(게놈)의 DNA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제공
연구진은 이런 내용을 담은 ‘유전체 완전 해독을 통한 무 유전체의 기원과 3배수화 특성 분석’이라는 논문을 세계적인 유전학 학술지 ‘TAG’(Theoretical and Applied Genetics)에 게재했다. 아울러 무 종자순도 검정과 유전분석에 필요한 700개 게놈 정보(SNP)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양호 농진청장은 “무의 단맛과 기능성 매운맛(글루코시놀레이트)을 결정하는 유전자, 갈라지거나 터지지 않는 매끈한 무의 형태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이용한 분자육종으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신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작년 채소종자 중 수출액 1위(1364만달러)를 차지한 무 종자 수출이 날개를 달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까지 작물·가축 40개 품목 게놈 해독


인간의 게놈은 약 30억개의 염기쌍(3000Mb)으로 이뤄져 있다. 양파의 염기쌍은 몇개나 될까. 주먹 크기만 하지만 인간의 5배가 넘는 160억개(1만6000Mb)나 된다. 이 양파의 게놈도 내년이면 우리 연구진에 의해 파헤쳐진다. 바로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 덕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부 등 7개 부처·청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추진하는 이 사업은 우리나라 고유 생물자원의 게놈을 해독해 생명산업 인프라를 구축·활용하는 게 목적이다.

농진청은 이 기간 작물과 가축, 곤충 등 40개 품목의 게놈을 해독한다. 사업성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올해 9개 품목의 비밀이 밝혀진다. 우리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도라지 게놈 해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진청은 ㈜테라젠이텍스와 함께 최근 도라지 염색체 18개의 게놈 해독 초안을 만들었다. 올해 안에 완성본이 나온다. 연구진은 기관지 염증 제거 효과가 뛰어난 도라지의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의 생합성(세포의 작용에 의한 유기물질 합성) 경로 분석, 도라지 시기별·부위별 유전자 정보 분석 등을 해냈다. 연구진은 앞으로 도라지 유용 유전자와 분자표지(개체들 사이의 유전적 변이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를 개발해 특허등록하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약품 소재 개발 등에 이용한다.

세계 7대 농작물로 식량뿐 아니라 산업용(사료, 전분 등)으로도 중요한 고구마의 게놈 해독은 한·중·일 3개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2배체(염색체 30개) 고구마는 올해, 6배체(염색체 60개) 고구마는 내년에 해독을 끝낸다. 게놈 정보는 다수확 품종과 기능성 품종 개발 등의 연구에 활용된다. 신장과 간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숙종과 철종이 즐기던 보양식 오골계는 비타민 A·E, 철분, 아연이 풍부하다. 오골계가 일반 닭과 달리 살, 가죽, 뼈가 검정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농진청과 한양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오골계 게놈의 90%를 해독했다.

◆생명정보 생산·등록·활용 시스템 구축

농진청은 농생물 유전체 정보 등 농업 관련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생산된 빅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는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농생명)를 구축했다. NABIC에는 작물(벼·배추 등)과 가축(소·돼지 등), 농업용 미생물 등 289개 품목의 게놈 정보 4484건, 25TB(테라바이트·1TB는 인간 유전체 크기의 333배에 해당하는 데이터 양)가 등록됐다. 이들 게놈 정보는 기탁자의 동의하에 1년 후 공개한다. 지난달까지 다운로드된 정보건수와 양은 1700여건, 4TB가량이다. 토종자원 게놈 정보를 활용하면 신품종 개발이 가속화해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다. 2002년부터 작년까지 화훼와 채소, 과수, 특용작물 로열티 지급액은 1666억원에 달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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