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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페미니스트 컵케이크와 ‘군무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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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4 21:58:35 수정 : 2016-06-25 01: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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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1달러, 여성은 55센트.’

호주의 퀸즐랜드대학에서 한 여성단체가 컵케이크 판매행사를 하면서 붙여 놓은 가격표다. 여성주간(3월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주간)을 맞아 남녀 임금격차 문제를 생각해 보자는 의도로 성별 가격차를 정한 것이다. 왜 같은 빵을 사는데 남녀가 다른 가격을 내야 하느냐는 질문을, 왜 일터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남녀의 월급은 다른가에도 똑같이 던져 보자는 취지였다. 컵케이크 세일이 영국, 미국 등 외국 언론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진 건 ‘사이버 전사’들 덕분이었다.

남녀 가격표가 다른 컵케이크 판매 소식에 온라인상에서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이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는 물론 호주 여성주간 행사 홈페이지, 행사 관계자 이메일 등으로 비난글이 쏟아졌다. “이제 클럽 갈 때 못생긴 것들을 골라내지 않아도 되네. 그것들은 다 여기(행사장)에 있을 거 아냐!” “남성에 대한 엄연한 차별이다” “빵 파는 X들을 주먹으로 패버릴 거야” 등등. 영국 신문 가디언은 미국 대학에서 백인, 흑인별로 빵값을 달리하고 영국 대학에서 학생들 소득에 따라 빵값 차이를 두는 행사가 열렸지만 이런 식의 논란은 없었다고 한다. 새롭지도 않은 방식을 남녀에 적용하면 갈등이 폭발할 정도로 성(gender) 문제는 ‘뇌관’이 됐다.

이번에는 컵케이크가 아니라 커피다. 최근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지난해 10월1일부터 대통령 특별휴가를 받은 군인이 매장을 방문하면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무료 제공하는데 일부 여성사이트에서 “성차별”이라고 항의했다. 최근 SNS에 ‘군 장병이 되면 좋은 점’ 중 하나로 이 행사가 소개되면서 뒤늦게 논란에 휩싸인 것. 일부 여성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자고 나섰다. “된장녀 소리 들어가며 스타벅스 커피 사줬더니 남자들에게 공짜 커피 주냐”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군인과 합쳐 ‘군무벅스’로 둔갑됐다. “여자 군인도 있는데 너무 한다” “그럼 니들이 군대 가서 나라 지키세요” 온라인 곳곳에서 댓글전이 한창이다.

여성혐오, 남성혐오를 쏟아내는 ‘사이버 전사’들은 대부분 익명의 공간에 숨어 있다. 그들 탓에 행사 취지는 왜곡되고 비틀린 감정싸움만 남는다. 군인 사기 진작 차원에서 기획된 이벤트를 ‘여성차별’로 여길 이는 많지 않다. 스타벅스 행사는 예정대로 9월30일까지 진행돼야 한다. 호주 대학의 컵케이크 판매가 화제 속에 잘 마무리된 것처럼. 양성평등에 관한 토론은 필요하지만, 열린 공간에서 이뤄질 일이다.

황정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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