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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녀·홍어·한남충… 혐오현상이 증오범죄 키운다

입력 : 2016-06-14 20:03:29 수정 : 2016-06-15 00: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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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간서 극단적 표현 위험수위 넘어 ‘김치녀(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 ‘홍어(전라도 지역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 ‘메갈리아(반 여성혐오 커뮤니티)’,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미국, 독일 등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성행하던 ‘혐오’ 현상이 우리 사회에도 광범위하게 번져 있음을 나타내는 단면이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 테러사건의 범행 동기로 ‘동성애 혐오’가 지목되면서 우리 사회 내 혐오 현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혐오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법률 규제까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시민단체 관계자, 전문가들은 14일 현재 한국사회 내 여성, 성소수자, 특정 지역 등에 대한 혐오 현상이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우리 사회를 ‘여성 혐오’ 논쟁으로 떠들썩하게 했던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과 이후 이어진 포스트잇 추모 물결은 혐오 현상이 이미 사회 깊숙이 자리한 중대한 과제 중 하나임을 보여줬다.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인 피의자가 여성에 대한 반감과 피해망상으로 20대 여성을 살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 혐오를 둘러싼 경계의 목소리가 전국에서 울려퍼졌다.

사실 이 사건 이전부터 여성, 특정 지역 출신, 이주민, 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 담론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서 활발하게 유통됐다. 극단적인 반사회적 행태로 자주 논란의 대상이 된 ‘일베저장소’나 이에 반대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지만 결국 마찬가지로 극단적 행태를 보여 비난을 받고 있는 ‘메갈리아’는 혐오 담론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성(性)을 기준으로 대립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온라인 공간에 혐오 표현이 범람하면서 오프라인으로까지 분출돼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한국사회에 구축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국의 혐오 현상이 미국과 같은 극단적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범죄심리학)는 “대량 살상이 가능한 무기 소지가 철저히 금지된 한국에서 미국처럼 혐오 감정을 무차별적 범죄 형태로 분출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당시 해당 사건을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로 결론내린 경찰은 “대한민국에 아직 혐오 범죄는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사진=한윤종 기자

그러나 범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언어나 인식 수준에서 깊숙이 침투한 혐오 현상을 제어할 법적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혐오발언 제재를 위한 입법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법학)는 “혐오 표현은 단순히 말에만 그치지 않고 대상이 되는 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유럽 대부분 국가처럼 형사처벌 등 형태로 법으로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나라(35) 활동가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약자 혐오는 규제뿐 아니라 사회 내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로 받아들임으로써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환·이창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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