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관통상과 온몸 곳곳에 있는 화상 자국…. 밤낮으로 계속된 참혹한 전투에 청년의 몸은 성할 리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치명상을 면했던 그는 해가 바뀌어서도 피의 능선을 지키다 결국 오른쪽 다리 일부를 잃고 말았다. ‘3·1절 기념 적군 생포작전’을 벌이다 지뢰를 밟은 것이다. 이후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세 차례나 부상 부위를 절단하는 고통을 겪었다. 청년은 의족을 찬 채 군 복무를 계속하다 입대한 지 6년 만에 소령으로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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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때 강원 양구에서 벌어진 ‘피의 능선’ 전투에서 지뢰를 밟아 오른쪽 다리를 잃은 권영국씨가 당시의 참상을 설명하고 있다. |
권씨는 전역 후 교사와 은행원 등으로 새 삶을 살며 우수한 은행영업 실적으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뒤 한쪽 다리로 우여곡절이 많은 세월을 보냈지만 그는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 혼자 전쟁에 나갔던 것도 아니고 국가가 잘 돌봐주기 때문에 괜찮다”면서 “가끔은 유공자라고 대접받는 게 미안할 정도”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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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국씨가 서울 서부지법이 진행 중인 ‘참전용사 노년의 삶, 예술로의 승화’ 전시회에 출품한 ‘펭귄의 가족’. |
글·사진=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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