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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온실가스 배출 10년새 70% 증가…대학은 기후변화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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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1 11:18:32 수정 : 2016-05-21 11: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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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국내 대학들은 이 흐름에서 빗겨서 있다. 국립대학인 서울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10년 사이 7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대 온실가스·에너지종합관리센터와 시설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전체 캠퍼스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12만6000톤으로 2005년 7만3000톤보다 70% 이상 늘었다.
관악캠퍼스는 2005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6만3279톤을 기록했는데 10년이 지난 2015년 10만1911톤까지 늘었다. 서울대 전체 에너지별 배출비율은 2005년 전력사용 71%, 고정연소(냉난방 장치 등) 28%, 기타 1%였는데 지난해는 전력사용 81%, 고정연소 18%, 기타 1%로 전력 사용이 특히 증가했다.

서울대의 10년간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은 115만톤에 달한다. 이는 국내 3∼4위권 철강사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2년 기준 6억9300만톤이다. 서울대가 연간 배출하는 10만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참나무 1000만 그루가 필요하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서울대 대학본부가 위치한 관악구 전체 면적(약 30㎢)과 맞먹는 수준이다.

대학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06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서울 성북구의 ‘기후보호계획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위해 성북구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특정 지역에서 배출량이 유난히 많았다. 이를 확인해보니 배출량이 많은 동은 고려대, 국민대, 한성대, 성신여대 등 대학 캠퍼스 위치와 일치했다. 성북구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면적은 구 전체의 16.6%, 학생 수는 7만명(구민 50만명)에 이른다. 2012년 기준 성북구의 교육용 전력사용량은 25개 서울 자치구 중 3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2012년 ‘대학 온실가스 감축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대학에 배포한 이후 아직 대학별 배출량 실태조사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 사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환경부는 당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대학은 온실가스 대량 배출원 중 하나이며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미래세대 주역인 학생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인식강화와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유도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발간한다”고 밝혔었다.

해외에서는 대학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대학이 정부와 협조해 그린에너지교육법이나 대학환경인증제도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는 대학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대학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운동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700개 이상 대학이 참여했다. 호주에서는 그린대출펀드라는 기금이 조성돼 학생이나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이 물소비,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영향을 줄이는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고 채택되면 최대 10년 상환으로 전액 무이자 대출이 진행되기도 한다.

김세영 녹색연합 활동가는 “대학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일시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저탄소 사회 구현이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노력해야 한다”며 “하향식 지시가 아니라 대학 내 3주체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시스템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그래픽=서울대 온실가스·에너지종합관리센터·이영은(디자인학부)
사진=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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