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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조의 어필 현판 ‘간취천심수(사진 위)’와 숙종의 어필 현판 ‘교월여촉’.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
선조의 글씨는 임진왜란 당시 파병을 온 명나라 장수가 탐을 낼 정도였다. 창덕궁 후원 영화당에 걸었던 ‘看取淺深愁’(간취천심수·내 마음의 근심은 가늠하기 어렵다) 현판은 선조의 유려한 필체를 보여준다. 숙종은 조선 후기 임금 가운데 가장 글씨를 잘 쓴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희궁 용비루에 걸었던 ‘皎月如燭’(교월여촉·달이 촛불처럼 밝다)’ 현판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숙종의 글씨를 볼 수 있다.
영조는 많은 어필 현판을 제작하게 하고 현판의 형태와 제작 방식에까지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어필 현판이 통치자로서 국왕의 권력과 존재감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조 어필 乾九古宮(건구고궁·왕이 임금에 오르기 전의 옛집) 현판은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살았던 창의궁 양성헌에 걸었던 것이다.
박물관 최종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어필 현판을 통해 통치자라는 통상적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조선 시대 군주들의 예술가적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했던 어필 현판의 상징적 기능을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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