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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업무용 저공해차 구매비율 턱없이 미달

입력 : 2016-04-19 16:25:00 수정 : 2016-04-19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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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까지 나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고 국제사회를 향해 공언했지만 정작 국내 주요 행정·공공기관은 ‘저공해차 의무구매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도권 주요 행정·공공기관이 새로 산 업무차량 100대 중 약 26대만 저공해차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지난해 대통령비서실과 경찰청, 서울시 등 수도권에 위치한 210개 행정·공공기관 중 신차를 구매한 156개 기관(행정 86개, 공공 70개)이 산 업무차량 2462대를 조사한 결과 저공해차는 293대(25.9%)였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의 공공기관 신차 구매 시 저공해차 의무비율인 30%에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해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되는 시급한 과제"라며 "한국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 37%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국내에 운행 중인 차량의 상당 부분을 저공해차로 바꾼다는 전제가 깔려 있음에도 정작 주요 공공기관이 무시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2011년 공공기관의 신차 구매 시 저공해차 의무구매 비율을 20%에서 30%로 상향조정하면서도 어길 경우 별도의 제재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구속력이 약하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업무용 신차를 대량 구매(20대 이상)한 기관 중 저공해차를 최소 1대 이상 구매한 비율은 경찰청이 0.8%(649대 중 5대)로 가장 낮았다. 이어 화성시(2.6%), 시흥시(3%), 강서구(6%), 파주시(6.1%), 평택시(6.3%), 용인시(11.1%), 서울시(11.4%) 등 순이었다. 특히 10대 이상 신차를 구매한 기관 중 저공해차를 단 1대도 구매하지 않은 기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인천시와 안산시, 양주시, 광명시, 은평구청, 강남구청 등 21곳에 달했다. 신차를 소량 구매(10대 미만)한 대통령비서실과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기상청 역시 저공해차는 사지 않았다.

반면 총 구매 대수와 무관하게 성남시(150%), 환경부(65%), 구로구(50%), 중랑구(44.4%), 법무부(32%), 기술보증기금(66.7%), 한국도로공사(56.8%), 한국전력공사(41.6%) 등은 저공해차 구매규정을 잘 지켰다. 구매비율은 1종 저공해차는 150%, 2종 100% 3종 80%의 가산점을 부여해 계산한다.

일각에서는 저공해차의 출력이나 성능이 부족해 쉽게 구매하지 못한다고 해명하지만 저공해차는 전기차나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뿐만 아니라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고 연비 효율이 좋은 일반 휘발유·경유 차량도 포함하기 때문에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김영훈 경제실장은 "저공해차 확산에 힘을 쏟겠다는 정부나 공공기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여전히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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