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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100만대 시대” 외친 산업부…고위직·책임자는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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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04 13:30:14 수정 : 2016-04-04 19: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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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장·차관, 친환경차 담당 고위직 공무원들이 친환경차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지적이 반복되지만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산업부는 최근 ‘2020년 친환경 자동차 100만 시대 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16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자료 등에 따르면 산업부와 산하기관 고위 공직자 47명 중 자가용으로 친환경차를 보유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또 산업부가 운용하는 관용차도 전체 12대 중 친환경차는 전기차 1대에 불과했다. 

주형환 장관은 배기량 2000㏄ SM5(2009년식), 3300㏄ 렉서스ES(2006년식)를 각각 본인과 배우자 명의 차량으로 신고했다. 이관섭 제1차관은 본인 명의로 2300㏄ SM7(2005년식)을, 우태희 제2차관은 3300㏄ 아젤라(국내명 그랜저TG·2007년식)와 3000㏄ 그랜저HG(2011년식)를 각각 신고했다. 주 장관이 신고한 재산 합계는 5억4568만원이고 이 1차관과 우 2차관은 각각 25억5778만원, 18억9943만원이다.

특히 관련 업무를 직접 지휘하는 실장급 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친환경차 개발 관련 부서를 휘하에 둔 박일준 산업정책실장은 2600㏄ 투싼(2005년식)을 본인 명의로 신고했다. 온실가스 감축 기반 마련 정책을 수행한다는 정양호 에너지자원실장도 본인 명의 2000㏄ 쏘나타(2005년식)와 1500㏄ 아반떼(2011년식)를 소유하고 있다. 박 실장과 정 실장은 각각 10억2095만원, 12억303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 개인 차량까지 문제삼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인 담당 부처의 지도부조차 친환경차를 외면하는 것은 책임감이 결여된 듯한 모습으로 비친다는 지적이다. 전기차의 경우 여전히 높은 가격, 부족한 인프라 등이 문제로 꼽히지만 하이브리드차량의 경우 지원금을 감안하면 일반 차량에 비해 수백만원 높은 정도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제3차 환경친화적자동차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2016∼2020)’을 발표하며 ‘2020년 친환경차 상용화 시대 조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당시 산업부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차 사회로의 전환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업부는 관용차 조차 이런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장·차관 지정 관용차는 모두 대형 세단으로 주 장관은 3800㏄ 에쿠스(2013년식), 이 1차관과 우 2차관은 각각 3300㏄ K9(2013·2014년식)을 이용하고 있다. 나머지 공용 관용차가 총 9대로 이중 1대가 전기차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교체 시기가 돼 관용차 2대 중 1대를 전기차로 바꾼 것"이라며 "올해 관용차 1대를 하이브리드차로 바꾸고 내년에도 친환경차로 1대를 바꾸는 등 점차 전환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김영훈 경제실장은 “친환경차 확산에 힘을 쏟겠다는 정부 부처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텐데 여전히 엇박자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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