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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없고 조건 까다로워… 겉도는 '대학생 임대주택'

입력 : 2016-02-01 19:17:53 수정 : 2016-02-01 23: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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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5년’ LH 주거안정 지원책 여전히 답보
서울 성동구의 한 사립 대학에 입학예정인 박모(19)양은 최근 전셋집을 구하면서 진이 빠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입주 대상자로 선정된 기쁨도 잠시, 입주할 집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3주 동안 부산의 집에서 서울을 두 차례나 오가며 주택 13곳을 알아 본 박양은 학교까지 버스로 30분가량 걸리는 광진구에 겨우 거처를 마련했다.

보증금 7500만원에 월세 15만원인 보증부 월세(반전세) 계약이었다.

박양은 “전셋값이 워낙 뛰어 LH가 최대한도(7500만원)를 지원해줘도 대부분 낡은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뿐”이라며 “방을 보기로 한 날 상경했더니 집주인이 월세 세입자와 이미 계약해 허탕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LH가 대학생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사업(이하 LH전세임대)이 올해로 도입 5년째이지만 여전히 겉돌고 있다. 이 사업은 입주 대학생이 살 집을 구하면 LH가 집주인과 먼저 계약한 뒤 해당 학생에게 2년간 저렴하게 재임대해주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LH에 보증금으로 100만∼200만원, 월세로 7만~18만원을 내면 된다. 재계약도 두 차례 가능해 최장 6년간 지낼 수 있는 만큼 대학 생활 동안 주거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전세난에다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업자 모두 LH전세 임대 계약 체결에 소극적이어서 사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폭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LH전세임대가 가능한 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대기 중인 학생이 지난해 12월 이후 30명에 달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딱 한명만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LH전세임대가 시장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계약·지원 절차와 조건 등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집주인 김모(58·여)씨는 “계약 기간 만료 시 지정일까지 보증금을 내준다는 확인서를 써야 하는 등 절차가 꽤 복잡하다”며 “월세 세입자도 많은데 뭣하러 이런 임대를 주겠느냐”고 되물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도 “(LH전세임대는) 일반 계약에 비해 시간이 2∼5배 걸리고 입주 날짜도 관리해야 하는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우리도 꺼린다”고 귀띔했다.

LH 지원 대상 주택의 기준이 까다로운 것도 문제다. 부채비율이 90% 이하여야 한다. 학생 수요가 가장 많은 원룸과 고시원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이유 등으로 배제된다.

이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어떻게든 살 집을 구해야 하는 처지라 이면계약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보증금 5000만∼6000만원짜리 집을 LH지원 상한선인 7500만원에 맞추는 이른바 ‘업계약’이 대표적이다. 아예 입주 학생들에게 따로 월세나 관리비를 추가 요구하는 집주인들도 있다.

건국대 심교언 교수(부동산학)는 “집주인을 유인할 만한 인센티브가 마련되고 절차도 보다 간소화돼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약도 쉽지 않다. 취업준비생 이모(26·여)씨는 “LH전세임대에 살 때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재계약 절차가 복잡해 입씨름만 하다 방을 뺐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유니온 정남진 사무국장은 “다른 공공임대주택처럼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도 임차인인 대학생들에게 재계약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전용면적(1인 기준)을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늘리는 등 지원 조건을 완화하고 있으며, 이면계약 문제는 잘 알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정지혜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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