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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표팀 수문장 첫 경험 조현우 “이제 시작입니다”

입력 : 2015-11-25 11:40:09 수정 : 2015-11-25 13: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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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대·대구FC 거쳐 국가대표 발탁…시련 딛고 일어선 축구소년 이야기

“지금이 끝이 아닙니다.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열심히 뛸 겁니다.”

지난 17일 치러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생애 첫 A매치 경기를 치른 조현우(24·대구FC)의 포부다.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조현우는 미얀마-라오스전을 앞두고 ‘슈틸리케호’에 전격 승선했다. 그의 발탁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팬들에게는 이미 널리 얼굴을 알린 선수다.

사실 조현우는 다른 축구 엘리트들과는 달리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실력을 쌓으며 인내의 시간을 가진 대기만성형 선수다. 조현우는 어릴 적부터 국가대표를 꿈꾼 축구소년이었다. 연습벌레였던 조현우는 초중고 시절 맨땅에서 다이빙하다 부상도 수없이 입었다. 중대부고 시절 브라질 출신 골키퍼 코치의 체계적 훈련을 받으며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그에게 관심을 보인 대학만 3~4군데에 달했다. 쏟아지는 명문 대학들의 러브콜 뿌리치고 그가 선택한 곳은 선문대였다.

조현우 선수. 사진제공=뉴시스
조현우는 “당시 골키퍼로서 경기를 가장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원했어요. 선문대는 이미 축구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무엇보다 중대부고 시절 저를 이끌어 준 브라질 코치가 있어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고 말한다.

선문대는 그의 축구 인생의 탄탄한 디딤돌을 마련해 준 곳이다. 조현우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1학년때부터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찬 조현우는 첫 대회였던 춘계연맹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이후 U-19, U-20, U-21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김재소 감독이 이끄는 선문대학교 축구부는 잔디 구장과 전용 합숙소 등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선수 양성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문대학교 축구부.

조현우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대구FC 입단 첫 해.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얻고자 대구FC를 선택했지만, 팀의 주전 수문장이라는 중압감은 프로 초년병인 조현우에게 감당하기 벅찬 부담이 됐다. 결국 데뷔 첫해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다음 해인 2014년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뼈를 깎는 재활 통해 그라운드 복귀에 성공하지만, 출전 시간이 들쑥날쑥했고 가혹한 시련이 이어졌다.

 조현우는 좌절하지 않고 특유의 긍정으로 시련을 이겨냈다. 그는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들 때마다 경기에 다시 나선 내 모습을 떠올리며 누군가 나를 보며 ‘저 선수 정말 멋있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견뎌냈습니다.”고 회상했다.

2년 동안의 와신상담 끝에 조현우는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극적인 ‘반전 인생’을 연출했다. 조현우는 올해 팀의 37경기에 모두 출전해 뛰어난 선방쇼를 펼치며 대구의 K리그 챌린지 선두 수성에 수훈갑이 됐다. 그 결과 챌린지 리그 선수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발탁되는 경사도 맞이했다.

대학 재학 시절 그는 롤모델로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꼽았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데 헤아를 본받고 싶어요. 데 헤아처럼 ‘말랐는데 멋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조현우의 꿈은 아직 진행형이다. 그는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구의 K리그 클래식 승격까지 이끄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번 대표팀 발탁이 그 시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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