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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 ‘反 파커 주의’ 헤지스 와인 한국 상륙

입력 : 2015-11-18 18:34:18 수정 : 2015-11-18 1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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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레드 마운틴 떼루아를 오롯이 느끼다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 론칭 세미나를 진행하는 크리스토프 헤지스씨.
“여러분중에 로버트 파커를 아시는 분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WSA와인아카데미. 이 곳에서는 와인수입사 까브드뱅이 새롭게 론칭하는 미국 와인 브랜드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Hedges Family Estate)의 와인들을 소개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헤지스의 실질적인 오너 크리스토프 헤지스(Christophe Hedges 제너럴 매니저의 질문을 받은 참석자 30여명은 대부분을 손을 들어 올렸다. “여러분들은 굉장히 해로운 영향을 이미 받으셨군요”. 크리스토프 헤지스씨가 다소 안타까운 표정으로 한 말이다. 그는 왜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 론칭 세미나
로버트 파커(68). 사실 와인 좀 마셨다하는 이들치고 그의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다.1978년 와인 평가 결과를 싣는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 창간한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그가 점수를 몇점으로 매기느냐에 따라 와인의 판매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국제 와인계의 거물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마트나 와인샵에서 와인병에 부착된 ‘파커 점수’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입김이 너무 강력하다보니 평가에 따라 와인 가격이 출렁이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커 점수에 반감을 품는 이들도 적지않다. 한 병의 와인에는 농부의 땀과 와인메이커의 열정, 떼루아에 순응하는 와이너리의 철학 등이 고스란히 담긴다. 이런 모든 노력을 제쳐놓고 파커의 입과 혀로 단순하게 와인의 맛을 단박에 평가해 서열화하는 점수주의에 대한 반발이다.

파커 점수보다‘떼루아’를 강조하는 서명운동 ‘스코어레볼루션(Scorevolution)’
사실 기자도 파커 점수에 종종 의문을 품는다. 마트에서 1만원 안팎의 매우 저렴한 와인을 90점이 넘는 높은 파커 점수에 이끌려 덥석 집었다가 도저히 마실 수 없는 형편없는 맛때문에 싱크대에 쏟아버린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파커 점수의 공정성을 어쩔 수 없이 의심하기 마련이다.  

이런 ‘반(反) 파커 점수’를 내세운 미국내 대표적인 와이너리가 헤지스다. 헤지스는 평론가의 점수에 따른 와인의 품질평가보다 ‘떼루아’를 강조하는 서명운동 ‘스코어레볼루션(Scorevolution)’을 펼치고 있다. 파커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와인 스펙테이터 ‘Top 100 Wines’에 선정되기 위한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와인 평점을 위한 샘플도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포브스(Forbes)’ 매거진의 ‘와인 오브 더 위크(Wine of the Week)’으로 선정되는 등 그 인기와 품질은 빛이 난다.

헤지스 와인 론칭 세미나 시음 와인들
헤지스 와인 세미나 시음 와인들.
크리스토프씨는 “와인에 점수를 매기는 방법은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영향을 미쳐 소비자가 와인을 평가할 생각 자체를 못하게 만든다. 특히 와인이 떼루아를 얼마나 진실되게 담고 있는지 파커 점수로는 알 수 없다”며 “ 헤지스는 파커 점수보다 떼루아를 얼마나 담는 와인을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춰 와인을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떤 점수를 받기 위해 어떤 품종을 재배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안한다. 몇몇 평론가 입맛에 맞추기 위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 짓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는 워싱턴주의 주요 와인 생산지인 레드 마운틴(Red Mountain)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에 위치하고 있다. 레드 마운틴 AVA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와인을 양조해온 생산자로, 레드 마운틴의 떼루아를 그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 떼루아 표현과 보존에 앞장서는 선구자다.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레드 마운틴의 지질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는 1976년 프랑스 상파뉴 지역 출신의 앤-마리(Anne-Marie Liegeois)와 미국 워싱턴주의 톰 헤지스(Tom Hedges)가 미래를 약속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톰과 앤-마리는 워싱턴 주에 정착해 와인 수출 회사인 ‘아메리칸 와인 트레이드(American Wine Trade Inc.)’를 설립하고, 그 후 워싱턴에서 생산된 와인을 직접 발굴해 해외로 수출하게 되면서 네고시앙 개념의 ‘헤지스 셀라(Hedges Cellars Inc.)’로 전향했다. 톰과 앤-마리는 워싱턴 와인에 대한 애착과 꾸준한 수출 경험을 통해 당시 미국에서 소홀히 여기던 떼루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결국 양질의 와인을 직접 생산해 세계에 알리겠다고 마음먹고 포도원을 찾아 나섰다.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3시간 가량에 위치한 레드 마운틴에서 큰 가능성을 발견한 그들은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를 설립해 1990년 16헥타르에 첫포도나무를 심으면서 떼루아를 담아내는 와인 메이커로 거듭났다. 와이너리 설립 당시 야키마 밸리(Yakima Valley) AVA의 일부분이었던 레드 마운틴은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가 미 정부 기관(TTB)에 독립된 AVA 형성을 요청해 레드 마운틴 AVA로 새롭게 탄생했다. 현재 ‘가디언스 오브 레드 마운틴(Guardians of Red Mountain)’이란 이름을 갖고 레드 마운틴 떼루아의 표현과 보존에 집중하고 있는 없어서는 안될 와이너리 중 하나이다.

워싱턴 주 야키마 밸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레드 마운틴은 약 1만8000년 전 빙하가 녹으면서 떠내려온 퇴적물과 바람에 날려온 황토가 섞여 형성됐으며 높은 탄산과 칼슘이 포함된 복합적인 토양을 가진 와인 생산지이다. 워싱턴 주에서 가장 작은 와인생산지인 레드 마운틴 AVA는 사막과 같은 기후여서 늦여름에는 40도가 넘어가는 더위와 영하의 추운 겨울이 반복된다. 또 캐스케이드 산맥의 비그늘 효과로 연간 약 100~170mm의 비가 내린다. 이런 떼루아에서 자라는 포도나무가 작고 농축된 열매를 생산해 깊고 진한 풍미의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현재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는 톰 헤지스의 아들인 크리스토프가 경영을 맡고 있고, 그의 여동생 사라 고드하트(Sarah Goedhart)가 와인 양조를 담당한다. 이들은 처음 설립 당시의 철학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지역 환경보존에 앞장서며 와인의 자연적인 산미를 추구하고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양한다. 또 양질의 포도재배를 최우선시한다.

헤지스 CMS 화이트
크리스토프씨는 이날 콜롬비아 밸리와 레드 마운틴에서 생산하는 헤지스의 와인 5종을 소개했다. CMS 화이트는 샤도네이 15%, 마르싼 3%, 쇼비뇽 블랑 82%를 블렌딩했다. 워싱턴 주의 콜롬비아밸리(Columbia Valley), 와루케 슬로프(Wahluke Slope,) 야키마 밸리의 여러 포도원에서 재배한 포도를 선별해 저온발효 시킨다. 과실의 풍미와 향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젖산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1984년 헤지스의 첫 빈티지와 함께 출시돼 30년 이상 꾸준히 헤지스와 함께 해온 와인으로 와인이름인 CMS는 블렌딩된 된 포도품종인 Chardonnay, Marssane, Sauvignon Blanc의 첫 글자를 의미한다. 해산물과 잘 어울리며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떼루아를 표현하는데 주력한 와인이다.

헤지스 CMS 레드
CMS 레드는 이름대로 Cabernet Sauvignon 50%, Merlot 44%, Syrah 6%를 섞었다. 워싱턴밸리 떼루아의 전체적인 특징이 잘 담긴 와인으로 부드럽고 가벼운 타닌 덕분에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발효가 끝나기 전 압착한 후 오크통에서 추가 발효를 진행해 적절한 타닌과 알콜 함유량을 조절한다. 프랑스 오크통(60%)과 미국 오크통(40%)에서 약 10개월간 숙성시킨다.

헤지스 레드 마운틴 블렌드
레드 마운틴 블렌드는 카베르네 쇼비뇽 44%, 멀롯 33%, 시라 16%, 카베르네 프랑 4%, 말벡 3%로 블렌딩됐다.헤지스 소유의 각기 다른 포도원 5곳에서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다. 프랑스, 미국, 헝가리 오크통에서 숙성시키고 내츄럴 배럴을 사용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오크향이 일품이다. 헤지스 패밀리 에스테이트의 플래그쉽 와인으로 레드 마운틴 떼루아가 가장 잘 표현된 와인이다. 10년이상 셀러에 보관해야 시음 적기가 될 정도로 견고하며, 특유의 산도감과 과실의 풍미 덕분에 음식과 매칭이 잘된다. 후추향과 붉은 과실향도 느껴진다. 현재 헤지스 소유의 빈야드에서 생산되는 대표 포도품종을 블랜딩한 와인으로 떼루아를 표현하고자 하는 헤지스의 의지가 잘 표현됐다.

헤지스 라 오뜨 뀌베
라 오뜨 뀌베(La Haute Cuvee) 2013은 이날 가장 인기가 높았다. 헤지스 소유의 각기 다른 포도원 5곳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는데 프랑스, 미국, 헝가리 오크에서 숙성 시키고 역시 내추럴 배럴을 사용한다. 2012년 처음 선보였으며 장기 숙성을 통해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타닌감과 과실의 농축미를 극대화 시킨 와인이다.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을 통해 얻은 포도만을 사용하고 필터링 과정을 거치지 않는 등 최소한의 개입으로 탄생한 가장 레드 마운틴스러운 100%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코끝에서 진한 동물향이 느껴질 정도로 컬트와인의 면모를 두루 갖췄다.

헤지스 DLD(Descendants Leigeois Dupont)
DLD(Descendants Leigeois Dupont) 시라 2012는 시라 100%로 레드 마운틴에 위치한 헤지스의 Les Goesses 빈야드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해 만든 싱글 빈야드 와인이다.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시켰다. 발효 후 젖산발효를 진행하고 14개월 동안 미국과 프랑스 오크통(새오크 30%)에서 숙성 시킨다. 포브스의 ‘Wine of the Week’ 에 선정됐고 미식가이자 와인 애호가이던 앤-마리의 조부 (Marcel Dupont)를 기리며 만든 와인이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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