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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한·중·일 젓가락문화 공유… 다투지 말고 평화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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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14 06:00:00 수정 : 2015-11-14 11: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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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라타니 세계젓가락문화협회장 “젓가락 문화와 젓가락에 담긴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십년간 애써 왔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어령 선생의 ‘젓가락 철학’이 내 생각과 너무나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가 국제적인 젓가락페스티벌을 개최한다기에 꼭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일본에서 젓가락 문화 확산에 평생을 바쳐온 우라타니 효고 ‘세계젓가락문화협회’ 회장. 그는 이번 청주 젓가락페스티벌이 열리기에 앞서 이어령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조직위 명예위원장을 만나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중·일이 함께 젓가락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자는 제안도 했다. 11일 젓가락페스티벌 방문을 위해 청주를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젓가락을 문화교류 도구로 여긴다. “식문화는 가장 거부감 없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입니다. 젓가락 문화의 전파는 단순한 젓가락질 기술이 아닌 아시아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서양 음식을 먹을 때는 젓가락을 고집하지 않고 그 나라 식문화에 맞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문화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우라타니 효고 ‘세계젓가락문화협회’ 회장이 11일 청주 젓가락페스티벌에 행사장에서 젓가락 모양의 목걸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해서는 “인류가 추구하는 안정적인 번영은 생명과 배려의 가치를 담고 있는 젓가락 정신과 맞아떨어진다”며 “젓가락 문화를 통해 아시아의 정신과 깊은 역사를 세계에 확산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우라타니 회장은 일본 고급젓가락 시장의 48%가량을 차지하는 ‘효자에몽’사 회장이다.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으나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이어진 가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 젓가락 사업을 선택한 대신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쳤다. 부러진 야구배트를 가져다 젓가락을 만들어 그 수익금을 야구꿈나무를 육성하는 데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젓가락 문화 발전, 전문가 양성, 교육을 위한 운동을 펼쳤고, 각 나라의 전문가와 개인적으로 교류하며 젓가락 문화를 연구하고 지키려 애썼다. 한국의 옻칠 장인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젓가락이야말로 한·중·일이 다투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창구라고 여긴다. 그가 늘 외치는 말이 있다. “젓가락으로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한·중·일의 먹는 음식과 문화는 다를 수 있지만 젓가락을 사용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젓가락을 구심점으로 삼아 협력하면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청주=글·사진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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