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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칼럼] 이 가을, 아날로그식 독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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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8 21:29:13 수정 : 2015-10-18 21: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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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통한 ‘정보의 패턴’ 생존에 도움
인쇄책의 감성 못 따라가는 전자책
활동사진인 영화 기계를 발명한 에디슨은 이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앞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1913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디슨은 “학교에서 책은 곧 사라질 것이다. 교사들은 시각을 통해 가르칠 거다. 영화로 인간의 모든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해졌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10년 내에 완전히 변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 영화산업은 엄청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책으로 몇 권이나 되는 장편을 몇 시간의 영화로 이해하는 세상으로까지 변화됐다. 그럼에도 에디슨의 예상과는 달리 책은 건재하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책으로 공부하고 있고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 왔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
독서는 글로 쓰인 내용을 이해하고 그 글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을 넘어서 생각, 평가, 추론, 그리고 문제 해결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독서가 인간을 더욱 적응적으로 진화하게 만들었다. 돌고래도 자신들이 물속에서 만드는 물방울의 패턴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언어라는 도구가 생기면서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패턴’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야기 속에는 내용의 패턴이라든가 등장인물의 패턴, 혹은 이야기 배경에 대한 패턴 등이 있다. 이와 같이 패턴을 인식하고 알아보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안의 사회규칙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것은 다소 힘든 작업이지만 패턴을 빨리 감지하고 그것을 통해 빠른 정보를 얻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독서를 통해 정보의 패턴을 얻는 것은 인간이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우리는 책에서 세상 지식을 익히고 그것이 자산이 돼서 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독서 행태는 어떤가. 그 시간과 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증가와 반비례한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독서량은 9.2권이었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2.7권이나 줄었다. 흥미로운 것은 전자책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전자책 기기와 같은 전자책 단말기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또 국내 인터넷서점 자료에 의하면 최근 3개월간의 전자책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남성 독자를 유인하고 있고 젊은 층만이 아니라 최근 노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책을 통한 독서는 그 한계를 지닌다. 전자책과 인쇄책을 읽게 한 후의 변화를 비교한 여러 실험을 보면 그 차이점이 분명하다. 동일한 내용을 한 집단은 전자책으로, 다른 집단은 인쇄책으로 읽게 해서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인쇄본 집단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 전자책은 스크린을 통해 계속 스크롤을 내리면서 읽어야 한다. 스크롤을 하는 것이 읽는 과정에 방해가 되고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또한 인쇄책과 비교해 전자책을 읽은 집단이 수면 호르몬 생성이 더 적었고 그 다음날 피로감과 스트레스, 그리고 우울감을 더 많이 호소했다. 전자책은 인쇄책이 주는 시각적인 감동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책의 재질이나 두께는 그 자체로 인간으로 하여금 좀 더 감성적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결국 인간은 이런 느낌과 감각으로 인해 책을 읽는 동안 안정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다.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란 상투적 표현이 반드시 진부하다고만 말할 수 없다. 이 좋은 날씨에 차분히 아날로그식 독서로 돌아가 보자. 아무리 발전되고 기계화된 시대라 하더라도 아날로그적으로 책을 느끼고 읽는 것은 우리 삶과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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