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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통일외교도 딜레마에

입력 : 2015-09-30 18:54:40 수정 : 2015-10-01 00: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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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서 ‘조속한 통일’ 잇단 촉구
낮은 단계부터 北과 신뢰 구축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상충돼
“정부 목표 불명확… 北에도 혼란만”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 행보가 강화되는 데 대한 역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북한의 호응이 필수적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북한이 흡수통일 시도로 간주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통일외교 간 정책 목표가 상충하고 북한에도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준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일외교에 상당한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중국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안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뤄 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외교적)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주변국의 ‘암묵적 동의’를 확보하기 위한 통일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조속한 시일 내 평화통일’이라는 표현은 북한 체제의 지속력에 대한 판단이 깔린 발언으로 보는 해석이 우세했다. 이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통일을 강조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캄캄한 北… 환한 南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지내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한반도에서 남한 지역은 밝은 불빛이 뚜렷하지만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암흑으로 뒤덮여 있다. 켈리는 트위터에 “전기 없이 살아가는 북한 사람들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콧 켈리 트위터 캡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통일외교 행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고 두 가지 정책목표가 상충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통해 낮은 단계부터 신뢰를 구축한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급변사태 또는 북한 붕괴를 연상하는 ‘조속한 평화 통일’은 절충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으면 서로 상충하는데 현 정부가 원하는 정책목표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국 지지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일의 상대가 있는 만큼 ‘통일외교’는 조용할수록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고위 관료는 “정부가 나서서 통일을 이야기할수록 북한은 흡수통일 시도라며 반발하고 움츠러들 것”이라며 “통일 준비는 요란하게 할수록 오히려 통일이 멀어질 수 있으니 조용하게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통일부는 “대통령의 ‘조속한 평화 통일’ 언급은 우리 미래상에 대한 당위적 희망의 표현”이라며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서·염유섭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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