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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지영 “사상검열 느낌… 돌아가면 싸울 것”

교정위원 재위촉 거부 공지영 단독 인터뷰

관련이슈 : 디지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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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03 07:00:00      수정 : 2015-09-02 18:50:06
“사형이 선고된 뒤 갇혀 있는 그들 사형수들은 진짜 성당에 가는 게 소원이거든요. 그래서 전 여행을 가면 항상 성당 사진이 담긴 엽서를 사가곤 했죠. 이번에도 (스위스의) 성당이나 수도원 엽서를 열심히 구입하고 있었는데….”

‘교정(矯正) 봉사’ 13년째 서울구치소의 사형수들을 만나고 소통해온 인기 작가 공지영은 2일 새벽 ‘법무부의 교정위원 재위촉 거부 통지를 받고 난 뒤 누구의 얼굴이 떠올랐는지’를 묻자 답변의 끝자락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당 기행을 마치고 막 숙소로 돌아왔다는 공씨. 인터넷 무료전화 ‘보이스톡’을 통해 들려오던 밝고 높던 목소리는 점점 어둡고 낮아져갔다. 목소리 변화는 그의 마음 속에 차올랐던 희망의 좌절을 상징하는 듯했고, 기자의 마음마저 침잠하려 했다.

공씨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보이스톡 인터뷰에서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아 법무부 교정위원의 재위촉이 거부된 문제와 관련해 “마치 사상 검열(思想檢閱)을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소름이 쫙 끼쳤다”며 “인권의 후퇴이고, 사상적 탄압”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그러면서 “‘치사하게’ 봉사활동(교정 봉사)을 막는 만행(蠻行)에 대해선 알리고 싸우겠다”며 “(오는 10일) 귀국하면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귀국 후 대응을 공언했다. 지난달 27일 스위스로 떠난 그는 오는 10일쯤 귀국 예정이다.

인터뷰는 서늘한 바람이 창밖에서 수줍게 살랑거리던 새벽 1시10분쯤 보이스톡을 통해 이뤄졌다. 통화는 자주 끊겼고, 우린 다시 묻거나 답하곤 했다. 그의 답변도 자주 끊겼다. 수십만 km의 거리가 배경으로 사라지자, 그의 ‘얼척없음’이 기자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법무부의 교정위원 재위촉 거부 통지를 받고 든 첫 느낌은.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죠. (박근혜) 정권이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나. 개인이 정치적 성향을 가지는 건 자유(自由)일 뿐만 아니라 제가 정치활동을 한 것도 아니지 않아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곳까지 정치가 미치고 있나 하고 두려웠어요. 마치 사상 검열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소름이 짝 끼쳤죠.”

공씨는 2일 페이스북 글에 본지의 온라인 보도 ‘황교안의 시대와 공지영의 머나먼 우울’의 첫 기사를 공유한 뒤 “본래 제게 있지도 않은 ‘사상검열’을 당하는 기분”이라고 불괘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셨군요.

“그럼요. 사형수를 만나온 것은 2003년부터 시작해 13년째입니다. 샌드위치를 사 사형수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하는 것인데요. 교정 당국과 정말 잘 지내왔고 교정 당국이 원하는 모든 규칙을 다 준수했어요. 저희 가톨릭은 마찰이 전혀 없었죠. 자기들(교정당국)이 해야 할 것을 우리가 다 해주고 그랬는데…. 진짜로 단 하나의 이유는, 사형수들이 한 달에 한 번 기다리는 것을 생각해 바쁜 하루를 꼬박 할애해 그들을 만나왔던 건데요.”

―거부 통지에 누구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는지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형수들이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때문에 6, 7, 8월 (서울구치소에) 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들로부터 편지를 받았죠. 사형수들은 ‘정말 당연히 오시는 것으로 알았는데, 아쉽다’라고 너무 소중한 느낌을 써주더라고요. 이 더위에 (나도, 그들도 만나는 것이) 숨통을 틔워주는 것인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동안 만나온 사형수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2003년부터 만나온 사람들입니다. 제 또래들이고, 그 동안 사형 집행이 안돼서요. 사실은 일이 없어 그런지 모두 독서광이예요. 굉장히 책을 많이 읽는 것 같아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교정위원(의 활동)에 차이가 있는 건가요.

“저는 13년을 다닌 사람입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교정위원(활동)이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노숙자들에게 밥을 먹여 주는 사람을 정치적 성향으로 가르겠습니까. 이런 일(사형수를 비롯한 교정 봉사)을 정치적 성향으로 보고 판단하고 평가하는 건 불온합니다. 있을 수도 없어요. 국제사회에 알려지면 부끄러워집니다. 정말 더운데 0.7평에 갇혀 그들(사형수들)은 한 달에 한번 우릴 만나는 걸 목마르게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이건 말이 안됩니다. 유신치하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요.

“(사형수들은) 정말로 친구들이고, (저희를) 기다려왔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치사하게’ 봉사활동을 막는 만행(蠻行)에 대해선 알리고 싸워야죠. 국제엠네스티 등에 항의할 수도 있고요. 정말 이런 행위는 인권 후퇴이고, 사상적 탄압입니다. 너무나 몰상식하고 비상식적인 것이죠. (오는 10일) 귀국하면 공식적으로 대응할 생각입니다. 솔직히 전 사상이 없어요. 자기들이 맘대로 자기들의 생각과 다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이때부터 소리가 자주 끊겼다) 맨 처음에는 북한이 생각나더라고요.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일입니까?”

공씨는 2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이번 기회에 제 정치 성향(政治性向)을 밝힌다”며 “저는 가난하고 고통 당하는 사람의 편”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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