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갔다 온 네팔에 지진이 났다는 뉴스를 접했어요. 우리가 갔던 지역의 집, 학교 등 주민들의 터전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작은 것에도 환하게 웃던 아이들의 잃어버린 미소를 찾아주고 싶단 생각에 교내에서 모금활동을 시작했어요.” (NLCS Jeju 이다은 학생)
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 이하 NLCS Jeju)에서 최근 진행된 ‘네팔 지진 피해 복구 모금 활동’이 시작된 계기다. NLCS Jeju 학생들은 최근 모금을 호소하는 편지를 쓰고, 교내에서 모금 장려 운동을 펼쳐 모은 약 4000만원을 히말라야 어린이들을 돕는 비정부기구 ‘마운틴 차일드’에 기부했다.
NLCS Jeju의 네팔 서비스 커뮤니티(Nepal Service Community)의 리더로서 모금운동을 적극 주도한 이 학교 이다은 양은 “큰 금액이 모였지만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겪고 있을 ‘고통을 공감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번 모금활동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이번 네팔 지진 피해 복구 모금 활동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한 교내 비교과 활동.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아동보호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던 학생들. 아동보호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열악한 상황에 놓인 다른 나라 아이들에도 관심이 커졌고 지난해에는 ‘네팔의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있는 어린이들을 찾아가서 돕자’는 생각으로도 발전됐다.
네팔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기 전 학생들은 주위 친구들로부터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학용품 등을 모아 짐을 꾸렸다. 히말라야의 험악한 산악지형도 거뜬히 오를 수 있도록 매일 4층 건물의 기숙사 계단을 오가며 신체도 단련시켰다.
네팔에 도착해서는 현지 어린이들과 네팔 전통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놀고, 미술과 영어 수업을 진행했다. 연필을 나눠주며 연필 깎는 법을 알려주고, 칫솔을 나눠주면서는 양치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며 현재 그들이 처한 상황을 가슴 깊이 느끼는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네팔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 NLCS Jeju 학생들. 올해는 봉사활동을 끝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네팔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NLCS Jeju 차예림 학생은 “소식을 듣고 봉사활동을 갔었던 마을의 기사는 모두 찾아보고 친구들과 공유했어요. 모든 것이 무너져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했어요.”라고 밝혔다.
여름방학 시작하기 전엔 교내에서 벼룩시장을 열어 간식과 물품들을 판매해 지원금을 모았다. 학생들 마음을 모아 학부모와 교직원들에게 보낼 편지도 영어와 한글로 작성했다. 모금함을 들고 교내 곳곳을 누비며 학생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설득하기도 했다.
NLCS Jeju 이다은 학생은 “학부모님이 바쁘셔서 우리가 보낸 메일을 못 읽으실까봐 친구들이 부모님과 통화할 때 메일 확인을 부탁하기도 했답니다. 마운틴 차일드 측과도 계속 협의해 우리가 모은 금액이 어디에 쓸지를 명확하게 확인받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며 설득했지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모은 성금은 8월에 전달돼 네팔 지진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의 교육, 의약품 공급, 식수제공, 지역발전 등에 쓰일 예정이다.
NLCS Jeju 차예림 학생은 “9월부터는 네팔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2차 모금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해외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들의 상황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었기 때문에 지금 겪고 있을 고통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답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한편 NLCS Jeju는 165년 전통을 가진 영국 NLCS 본교의 첫 해외 분교로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문을 연 국제학교. 영국 본교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도입해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가할 수 있는 100여개가 넘는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것은 이 학교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NLCS Jeju 학생들이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 있는 소모소모(SOMOSOMO)라는 초등학교를 방문해 발전기를 지어주고 수업을 진행하는 봉사활동도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오는 대표적인 비교과 봉사활동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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