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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폐로 배경과 향후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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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블루오션’ 세계원전 해체시장에 출사표 원자력발전소 상업가동 37년 만에 부산 고리 1호기가 처음으로 폐로를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원전정책이 신규 건설 일변도에서 벗어나 해체라는 새 영역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앞으로 다른 노후 원전도 속속 설계수명이 종료되는 만큼 원전정책 패러다임에 변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3기 중 경북 경주의 월성 1호기가 설계수명이 가장 적게 남아있다. 한차례 설계수명을 연장했지만 2022년 11월20일이면 다시 종료된다. 이어 2023년 4월 고리 2호기부터 2027년 12월 한울 1호기와 월성 3호기까지 8기가 차례로 설계수명을 마친다.

12일 에너지위원회가 영구정지(폐로)를 권고한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 1호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리 1호기와 다른 원전 간 선을 분명히 그었다.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12일 에너지위원회 논의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번에는 고리 1호기에 한해 논의했다”며 “폐로산업을 키우기 위해 (고리 1호기를 통해)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030년 이후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는 세계 원전 해체시장의 본격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해체산업 육성대책과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을 조속히 제시해 원전 전주기에 걸친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원전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면 앞으로는 해체와 폐기물 관리에서 경험을 쌓아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고리 1호기의 폐로 결정은 이 같은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다른 원전에도 동등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게 산업부 측 논리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2차 국가에너지위원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 이후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세계적으로 해마다 17기 이상 나올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영구정지돼 해체됐거나 해체가 예정된 원전은 2013년 말 현재까지 19개국에 149기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해체가 완료된 원전은 19기(12.8%)에 불과하다. 1기당 폐로 비용은 7000억∼1조원으로 잡힌다.

이 같은 시장 잠재성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업용 원전을 운영 중인 미국에서는 해체를 전문으로 하는 민간기업들이 왕성하게 영업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한국의 해체역량은 7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관련 38개 기술 중 21개를 확보하지 못해 연구·개발(R&D)이 시급한 형편이다.


지난해에 들어서야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 건립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고, 2019년 완공이 목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해 원천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산업부 역시 응용기술 개발의 지원에 나섰다.

부산지역의 숙원이던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가 결정됨에 따라 다른 원전 지역에서도 기대감이 커진 점은 향후 폐로를 둘러싼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설계수명을 연장한 월성 1호기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승인 신청 후 5년 만에 계속운전을 허가받았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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