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그러기가 힘들다. 이번 금리 인하는 대증적 대응의 성격을 띤 것으로 나라 경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의미가 더 강하다. 대내외적으로 악화된 경제 상황은 여전하며, 이에 더해 메르스 충격까지 덮친 마당이다.
경제 파국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으로서는 메르스 확산을 막는 일이다.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잿빛 경제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메르스 발병을 통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 3분기에 3% 하락하고, 연간으로는 0.8%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의 집계 결과 세계 18개 투자기관은 우리나라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3.60%에서 2.90%까지 낮췄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마이너스 성장 사태를 맞는다는 뜻이다. 이 경우 일자리는 줄어들고, 국가재정 상황은 더 악화된다. 돈이 없어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내수시장은 이미 멍들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여행을 취소한 외국인 여행객은 5만4000명에 이르고, 호텔 예약 취소율도 40∼50%에 달한다고 한다. 백화점 매출은 업체에 따라 17% 안팎까지 감소하고, 극장 관람객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형마트,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은 물론 프로 축구·야구 경기장 관중도 줄었다. 소비가 곤두박질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메르스 감염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 메르스 감염이 정부 관리통제권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메르스를 조기 종식시키고, 국민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형태의 경제 대응도 백약이 무효다.
메르스를 진정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것에는 청와대와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부는 메르스를 잡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실행해야 하며, 여야는 낮잠 자는 경제·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정쟁을 벌여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 된다. 힘을 모으지 못하면 재앙은 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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