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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저는…" 졸업식에 소방관 초대한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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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6-11 09:46:03 수정 : 2015-06-11 11: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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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여고생이 17년 전 자신을 불 속에서 구한 소방관을 졸업식에 초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ABC 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워싱턴주 웨나치(Wenatchee)에 사는 데이비슨(18)은 17년 전 화재사고를 겪었다. 데이비슨의 집에 불이 나 전체가 화염에 휩싸인 것이다. 당시 데이비슨은 생후 9개월이었다.

데이비슨의 아빠가 집에 있었지만 딸을 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즉시 구조대에 신고했으며, 출동한 마크 휴즈(61)와 그의 동료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데이비슨의 엄마는 회사에 있어 불이 난 사실을 몰랐다.

집에 아기가 있다는 말을 들은 휴즈는 망설일 게 없었다. 안으로 뛰어들어간 그는 아기용 침대에서 데이비슨이 꼬물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휴즈는 데이비슨을 안고 재빨리 빠져나와 바깥에서 기다리던 동료에게 건넸다. 다행히 데이비슨은 아무 데도 다치지 않았다.


“저는 그 사고를 가리켜 가장 완벽한 구조였다고 동료들에게 말해왔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아기 역시 무사했으니까요” 휴즈는 데이비슨 구출 당시를 떠올렸다.

정말 인연이라면 어떻게서든 이어지는 게 맞는듯하다.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던 데이비슨과 휴즈가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연락이 닿게 된 것이다. 휴즈는 이따금 데이비슨이 참여하는 육상대회를 관람하는 등 계속해서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지난 6일(현지시간), 휴즈는 데이비슨의 고등학교 졸업식까지 참석하게 됐다. 졸업식을 앞두고 데이비슨이 휴즈에게 초대장을 보낸 덕분이다. 초대장을 받았을 때 휴즈는 “오 이런, 당연히 가야지”라고 데이비슨에게 답했다.


졸업 가운을 입은 데이비슨은 모든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모습이었다.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에요. 전 지금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휴즈와 그의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겠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데이비슨의 머릿속에는 화마 속에서 구출됐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이 스쳐 갔다.

휴즈도 감격에 벅찼다. 그는 “데이비슨은 소방관 인생 중 불에서 구조했던 세 번째 사람이었습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이 소방관으로서의 제 인생을 모두 표현하는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ABC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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